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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환승 연애가 안 됩니다6화

우리는 환승 연애가 안 됩니다

우리는 환승 연애가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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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웃는 얼굴이 제일 거슬린다

차가 언덕길을 천천히 올라갔다.

창밖으로 돌담과 키 큰 감나무가 스쳐 지나갔다. 서울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지만 골목으로 들어서자 소음이 거짓말처럼 잦아들었다. 유나는 무릎 위에 얹어 둔 손가락을 가볍게 쥐었다 폈다. 조수석에 설치된 소형 거치 카메라가 붉은 불빛을 깜빡이고 있었다.

“거의 다 왔습니다.”

운전대를 잡은 태준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골목이 좁아서 운전하기 힘드셨죠?”

“아닙니다. 이 동네를 좋아해서 자주 와요.”

태준은 룸미러를 확인하며 부드럽게 핸들을 꺾었다.

“유나 씨가 공간 작업을 하신다고 해서요. 복잡하고 번쩍거리는 곳보다는 선이 정갈하고 조용한 곳이 편할 것 같았습니다.”

차가 멈춘 곳은 오래된 한옥을 개조해 만든 갤러리 카페 앞이었다. 마당 한가운데에 단정한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고 기와지붕 아래로 통유리창이 시원하게 나 있었다. 마루와 처마의 비례가 단정해서 보는 것만으로도 숨통이 트였다.

유나는 차에서 내리며 저도 모르게 탄성을 뱉었다.

“너무 예뻐요. 처마 끝선이랑 유리 프레임 맞춘 것 좀 봐요.”

“마음에 드신다니 다행이네요.”

태준이 차 문을 닫으며 유나의 곁으로 다가왔다.

“직업병이 바로 나오는데요.”

“어쩔 수가 없어요. 좋은 공간을 보면 심장이 먼저 뛰거든요.”

유나는 쑥스러운 듯 웃었다.

카페 안으로 들어서자 은은한 나무 향과 구수한 차 향이 섞여 풍겼다. 태준은 직원을 향해 가볍게 목례한 뒤 마당이 가장 잘 보이는 안쪽 창가 자리로 유나를 안내했다. 의자를 살짝 당겨 주는 동작에 군더더기가 없었다.

“여기는 커피도 좋지만 덖은 차가 참 괜찮습니다.”

“그럼 저도 차로 마실게요.”

태준은 메뉴판을 유나 쪽으로 완전히 넘겨주며 턱을 괴었다. 재촉하지 않고 상대가 천천히 글자를 읽을 때까지 기다리는 태도였다.

유나는 지난 몇 년 동안 겪었던 수많은 미팅을 떠올렸다. 촉박한 마감, 공사 대금을 깎으려는 건축주들의 고성, 견적서를 던지듯 내미는 시공업자들 틈에서 유나는 늘 말을 서둘러야 했다. 생각을 정리할 시간 따위는 사치였다.

그런데 태준의 앞에서는 그 무거운 갑옷을 입고 있을 필요가 없었다.

“유나 씨는 어떤 공간을 만들 때 가장 즐겁습니까?”

태준이 따뜻한 차를 한 모금 마신 뒤 물었다.

“음, 거창한 건 아니고요. 그 공간에 들어서는 사람이 불필요하게 긴장하지 않아도 되는 곳이요. 문을 열고 신발을 벗을 때 자기도 모르게 어깨에 들어간 힘이 툭 풀리는 그런 집을 만들고 싶어요.”

유나는 손짓까지 섞어가며 신나게 말을 이어 나갔다. 빛이 들어오는 각도와 가구의 높이, 손잡이의 질감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안 유나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태준은 단 한 번도 말을 끊지 않고 유나의 입술과 눈을 부드럽게 바라보았다.

“유나 씨 이야기를 듣다 보니까 알겠네요.”

“네? 뭘요?”

“유나 씨가 만든 공간이 왜 따뜻할지 알 것 같아요. 만드는 사람이 이렇게 다정하고 단단하니까요.”

예상치 못한 칭찬에 유나는 말문이 막혔다. 귀 끝이 슬그머니 달아올랐다.

“갑자기 칭찬을 그렇게 훅 치고 들어오시면 어떡해요.”

“있는 그대로를 말한 겁니다.”

태준이 소리 없이 웃었다. 그 웃음이 너무 다정해서 유나도 결국 소리 내어 웃음을 터뜨렸다.

오랜만에 터져 나온 웃음이었다. 가슴속에 얹혀 있던 돌덩이가 잠시 녹아내리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 편안함의 틈새로 불쑥 낯익은 그림자가 스쳤다.

대학 시절 졸업 작품을 준비하며 일주일 내내 밤을 새우던 날이 있었다. 새벽 세 시에 작업실 문을 열고 들어온 현욱은 유나의 헝클어진 머리를 털어주며 캔커피를 쥐여주었었다.

‘네가 만든 모형 속에 내가 살고 싶다, 유나야. 그러니까 오늘은 그만 자.’

그렇게 속삭이며 장난스럽게 웃던 5년 전 현욱의 얼굴.

유나의 웃음기가 서서히 잦아들었다. 손에 쥔 찻잔 표면의 온기가 손바닥을 파고들었다. 왜 이 다정하고 편안한 순간에 하필 그 사람의 기억이 틈입하는지 알 수 없었다.

태준은 유나의 표정이 미세하게 굳는 것을 보았지만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그저 찻주전자를 들어 유나의 잔을 조용히 채워 주었을 뿐이다.

“바람이 참 좋네요.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마셔요.”

태준의 목소리가 흩어지려던 공기를 차분하게 잡아주었다.

유나는 찻잔을 들어 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눈앞에 있는 이 어른스럽고 안정적인 사람에게 집중해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몇 번이고 되뇌었다.


같은 시각, 도심 외곽의 대형 온실 브런치 카페는 다른 공기로 가득 차 있었다.

높은 유리 돔 천장 아래로 울창한 야자수와 화려한 난초들이 늘어서 있었고 바닥에는 인공 분수가 시원하게 물을 뿜고 있었다. 경쾌한 보사노바 음악 사이로 주말을 즐기러 온 사람들의 목소리가 시끌벅적하게 울렸다.

“현욱 씨, 저기 있는 화분 좀 보세요. 저건 집에서 키우기 정말 까다로운 품종인데 잎이 엄청 싱싱하네요.”

지아가 활짝 웃으며 손가락으로 분수대 옆 대형 화분을 가리켰다.

현욱은 셔츠 소매를 만지작거리며 지아가 가리킨 곳을 건성으로 보았다.

“그렇군요. 관리를 잘하나 봅니다.”

“꽃이나 나무 좋아하세요?”

“잘 모릅니다. 사무실에는 조화만 둬서요.”

“에이, 삭막해라. 나중에 제가 키우기 쉬운 걸로 하나 선물해 드릴게요. 대표실 책상에 두면 분위기가 확 달라질 텐데요.”

지아는 생기발랄하게 웃으며 테이블 위에 놓인 메뉴판을 넘겼다.

“우리 브런치 플래터 하나 시키고 파스타도 하나 할까요? 음료는 어떤 걸로 하시겠어요? 저는 자몽 에이드 마실 건데요.”

현욱은 메뉴판에 적힌 글자들을 무표정하게 내려다보았다.

“자몽은 빼고…….”

말이 불쑥 튀어나왔다.

지아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현욱을 쳐다보았다.

“네? 자몽 안 좋아하세요?”

현욱은 순간 멈칫했다. 주방에서 유나를 위해 자몽 주스를 치우려던 버릇이 튀어나온 것이었다. 유나는 자몽 알레르기가 있어 냄새만 맡아도 목이 가렵다고 질색하곤 했다. 그걸 지아 앞에서 무의식중에 입 밖으로 내뱉고 말았다.

“아닙니다. 그냥 단 음료를 즐기지 않아서요. 저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하겠습니다.”

현욱은 태연하게 말을 주워 담으며 손목시계를 내려다보았다.

오후 두 시 사십 분.

하우스에서 출발한 지 두 시간이 훌쩍 지났다. 그쪽 팀은 어디로 갔을까. 미태준이라는 남자는 유나에게 무엇을 먹이고 있을까. 샌드위치에 오이가 들어 있지는 않았을까. 유나는 오이가 들어간 음식을 입에도 대지 못하는데.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바람에 현욱의 미간이 좁혀졌다.

탁.

지아가 테이블 위에 포크를 가볍게 내려놓았다.

현욱이 고개를 들자 지아가 턱을 괸 채 현욱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었다. 눈가에 머물던 웃음기는 사라져 있었다.

“현욱 씨.”

“네?”

“혹시 회사에 무슨 큰일이라도 터졌어요?”

“아닙니다. 그런 거 없습니다.”

“그럼 주식이라도 떨어졌어요?”

“아닌데요.”

지아가 씁쓸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그럼 지금 왜 저랑 마주 앉아서 십 분에 한 번씩 시계만 보고 계시는 건데요?”

현욱의 입술이 다물어졌다.

“시간을 확인하는 게 습관이라 그렇습니다. 불편하게 해 드렸다면 사과드립니다.”

“형식적인 사과를 바란 게 아니에요.”

지아는 단호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 나갔다.

“현욱 씨는 지금 몸만 여기 앉아 있잖아요. 눈은 계속 입구나 시계만 보고 있고 머릿속으로는 완전히 다른 생각을 하고 계시잖아요. 마치 다른 사람이 어디서 뭘 하는지 신경 쓰여서 안달이 난 사람처럼요.”

지아의 날카로운 지적이 현욱의 정곡을 찔렀다.

현욱은 손가락으로 찻잔 손잡이를 굳게 쥐었다. 변명할 말이 마땅히 떠오르지 않았다.

“지아 씨에게 무례하게 굴 의도는 없었습니다.”

“무례한 것보다 서운한 게 먼저죠. 절 선택하신 건 현욱 씨잖아요. 그렇다면 적어도 단둘이 데이트를 하는 동안만큼은 절 제대로 봐 주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지아의 눈빛에는 서운함과 함께 물러서지 않는 자존심이 서려 있었다.

“저한테 궁금한 거 하나도 없으세요? 비즈니스 미팅하듯 묻는 거 말고 진짜 저라는 사람이 궁금해서 묻는 질문 하나도 없냐고요.”

현욱은 목구멍이 턱 막히는 것을 느꼈다.

머릿속을 아무리 뒤져보아도 서지아라는 인물에 대해 떠오르는 질문이 없었다. 그 빈자리를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은 오직 하나, 다른 남자와 함께 웃고 있을 정유나의 얼굴뿐이었다.

정적 속에서 얼음이 녹아내리는 소리만이 차갑게 울렸다.


카페 근처의 간이 대기 공간에 마련된 인터뷰 부스. 윤도윤 PD는 모니터 화면을 응시하며 턱을 쓸어내렸다.

카메라 앞에 앉은 유나는 한결 편안해진 얼굴이었다.

“미태준 씨와의 데이트는 어땠습니까?”

도윤 PD가 마이크를 향해 질문을 던졌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편안했어요.”

유나는 찻잔을 만지작거리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제 직업이나 취향에 대해 진심으로 귀를 기울여 주셨거든요. 늘 시간에 쫓기고 긴장한 채로 살았는데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숨을 크게 들이마신 기분이었어요.”

“태준 씨에게 이성적인 호감이 생겼나요?”

유나는 잠시 허공을 응시하며 생각을 정리했다.

“아직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적어도…… 이 사람 곁에 있으면 다치지 않고 안전할 수 있겠다는 확신은 들어요. 그게 참 고마웠어요.”

도윤 PD의 입가에 흥미로운 미소가 번졌다. 그는 노트를 넘기며 다음 인터뷰 대상자를 맞이했다.

잠시 뒤 현욱이 부스 안으로 들어와 의자에 앉았다. 그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서지아 씨와의 데이트는 어떠셨습니까?”

“지아 씨는 솔직하고 배려가 깊은 분입니다. 대화가 유쾌했습니다.”

현욱의 대답은 건조하고 모범적이었다.

“그런데 지아 씨는 현욱 씨가 온전히 집중하지 못한다고 느끼던데요.”

도윤 PD가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첫 데이트라 긴장해서 그렇게 보였을 수 있습니다.”

“과연 긴장 때문일까요?”

도윤 PD는 책상 위에 놓인 태블릿 모니터를 슬쩍 들어 현욱 쪽으로 화면을 돌렸다.

화면 속에는 유나와 태준의 데이트 현장이 재생되고 있었다.

한옥 마당의 툇마루에 나란히 앉은 두 사람. 태준이 무언가 농담을 던지자 유나가 두 손으로 입을 가리며 눈이 휘어지도록 환하게 웃고 있었다. 이어서 태준이 유나의 어깨에 떨어진 작은 꽃잎을 조심스럽게 털어주자 유나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이며 뺨을 붉혔다.

그 영상을 보는 순간 현욱의 숨이 멎었다.

눈동자가 화면에 못 박힌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현욱이 기억하는 유나는 늘 날이 서 있었다. 5년 전 이별의 상처 때문에 그리고 하우스에 들어와서도 현욱을 마주할 때마다 가시를 바짝 세우고 차갑게 노려보던 유나였다.

그런데 저 화면 속의 유나는 완벽하게 무장해제되어 있었다. 아무런 경계도 없이 한없이 말갛고 순수하게 미태준을 향해 웃고 있었다.

그 웃음은 5년 전, 두 사람이 가장 뜨겁게 사랑하던 시절 현욱 자신만이 독점했던 유나의 얼굴이었다.

턱관절이 부서질 듯 힘이 들어갔다.

현욱은 쥐고 있던 메탈 손목시계의 스트랩을 비틀었다. 손등 위로 굵은 핏줄이 불거져 나왔다.

“현욱 씨.”

도윤 PD의 나직한 목소리가 정적을 깼다.

“정유나 씨가 저렇게 웃는 모습, 보신 적 있습니까?”

현욱은 곧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뜨겁고 질척한 무언가가 치밀어 올라 목구멍을 콱 틀어막았다.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은 생경한 통증이었다.

자신이 밀어냈고 자신이 지아를 선택했으면서도 정작 유나가 다른 남자의 배려 속에서 저토록 찬란하게 웃는 꼴을 견딜 수가 없었다.

“……데이트가 즐거운 모양이네요.”

현욱은 억지로 입술을 달싹이며 한마디를 뱉었다.

“제가 신경 쓸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목소리는 차갑게 식어 있었지만 붉게 충혈된 눈과 미세하게 떨리는 턱 끝까지 숨길 수는 없었다.

카메라 렌즈는 현욱의 그 일그러진 얼굴을 놓치지 않고 집요하게 클로즈업했다.

도윤 PD는 모니터 구석에 빨간 펜으로 굵은 체크 표시를 남겼다. 완벽한 킬러 컷이었다.


어스름이 깔릴 무렵, 두 대의 차량이 연이어 다사까 하우스의 주차장으로 들어섰다.

유나와 태준이 먼저 차에서 내렸다. 두 사람의 손에는 공방 거리에서 함께 고른 손바닥만 한 원목 책갈피 봉투가 들려 있었다.

“오늘 정말 즐거웠습니다, 유나 씨.”

“제가 더 감사하죠. 덕분에 힐링 제대로 했어요.”

유나는 현관 계단을 오르며 태준을 향해 편안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 뒤를 이어 현욱과 지아가 현관으로 들어왔다. 두 사람 사이에는 뚜렷한 침묵이 흘렀다. 지아는 지친 기색으로 신발을 벗어 신발장에 넣은 뒤 다른 말 없이 2층 계단 쪽으로 걸어갔다.

현욱은 겉옷을 벗어 팔에 걸친 채 거실을 지나 주방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주방 아일랜드 식탁 앞에서는 유나가 물을 마시려 컵을 찾고 있었다.

“목마르죠? 제가 따라 드릴게요.”

태준이 자연스럽게 유나의 손에서 컵을 건네받아 정수기에서 시원한 물을 가득 채워 주었다.

“고마워요, 태준 씨.”

유나가 물을 받아 한 모금 마시며 태준을 올려다보았다. 태준은 다정한 눈빛으로 유나의 뺨 옆으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가볍게 바라보며 웃었다.

주방 입구 벽에 비스듬히 기댄 현욱이 그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고 있었다.

시선이 너무도 날카롭고 집요해서 유나는 목덜미가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유나가 천천히 컵을 내려놓으며 고개를 돌렸다.

팔짱을 낀 채 서 있는 현욱과 시선이 정면으로 부딪쳤다. 현욱의 눈동자는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지만 그 안쪽에서는 억누를 수 없는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데이트 아주 재미있었나 보네.”

현욱이 입꼬리를 비틀며 낮게 읊조렸다.

“하루 종일 웃음이 안 끊기던데.”

주방의 공기가 순식간에 살얼음판처럼 굳어버렸다.

태준이 의아한 표정으로 현욱을 바라보았고 유나는 턱을 치켜들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현욱의 눈을 쏘아보았다.

“네. 아주 재미있었어요. 하루 종일 기분 좋았고요.”

유나의 목소리가 맑고 서늘하게 울렸다.

“현욱 씨도 지아 씨랑 아주 즐거운 시간 보내셨나 봐요?”

두 사람의 날 선 시선이 허공에서 팽팽하게 맞물렸다.

숨 막히는 정적 속에서 누구도 먼저 눈을 피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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