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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급 헌터 재활 수영장의 코치입니다3화

F급 헌터 재활 수영장의 코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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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새 역할을 향한 첫 바퀴

강민호는 수영장에 들어가기 전 의료진에게 세 번 같은 질문을 했다.

“발목이 아파지면 바로 나오는 거죠?”

“네.” 문가을이 말했다. “무리해서 버티지 않고, 통증이 올라가거나 붓기가 생기면 중단합니다.”

“물속에서 발이 가벼워지는 느낌을 확인해도 됩니까?”

가을은 세나를 봤다. 세나는 얕은 레인의 수심을 다시 확인했다. “오늘은 5분 안에서, 난간과 부표를 잡고 움직이는 범위만요. 스킬을 시험하는 게 아니라 움직임을 관찰합니다.”

민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센터의 얕은 풀은 허리 높이까지였다. 세나는 레인에 이동식 난간을 세우고 미끄럼 방지 발판을 고정했다. 장도윤은 배수구 덮개가 흔들리지 않는지 확인하고 물가에 의자를 놨다. 물에 들어가기 전부터 세 사람은 중단 신호를 정했다. 손바닥을 들면 멈춤, 주먹을 쥐면 즉시 나가기였다.

민호가 물속에 발을 넣자 어깨가 긴장했다. 그는 난간을 두 손으로 붙잡고 천천히 내려갔다. 세나는 허리 아래에 보조 부표를 대고, 가을은 물 밖에서 발목 상태를 살폈다. 민호는 입수를 마치자 “통증은 2”라고 말했다. 물 밖에서 말한 3보다 낮았다.

“그럼 한 걸음만 옮겨 볼게요. 발을 들지 말고 바닥을 미세요.” 세나가 안내했다.

민호가 오른발을 밀자 물이 작은 소용돌이를 만들었다. 그의 발목은 흔들렸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그는 난간에 매달린 채 두 번째 발을 옮겼다. 수면 가까이 부력 잔향이 생긴 건 그때였다. 그의 무릎 주변 물이 잠깐 위로 밀렸다가 가라앉았다. 세나는 그 효과를 보고도 “스킬이다”라고 말하지 않았다.

“숨은 괜찮아요?”

“괜찮아요.”

“발목 통증은?”

“3.”

세나는 손바닥을 들었다. “여기까지.”

민호의 얼굴이 굳었다. “아직 2분도 안 됐어요.”

“통증이 올라갔습니다.”

“한 바퀴는 돌아야 확인할 수 있잖아요.”

“확인보다 안전이 먼저예요.”

그는 고개를 돌려 레인 끝의 부표를 봤다. “한 바퀴를 못 가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요.”

“한 바퀴를 도는 게 당신의 전부는 아니에요.”

민호가 이를 악물었다. 가을이 물가로 다가와 발목을 살피려 했지만, 그는 먼저 난간을 놓았다. 그러자 몸이 기울었다. 세나는 부표를 잡아 그를 받쳤고, 가을은 젖은 발판을 밀어 흔들림을 막았다. 민호는 바닥에 무릎을 대지 않고 버텼지만, 통증은 4로 올랐다.

“미안합니다.” 그가 말했다.

“지금은 사과할 일이 아니에요. 어디가 아픈지 알려 줘요.” 가을은 붓기를 확인하고 그를 물 밖으로 안내했다. 무리한 테스트는 끝났다.

재활실에서 얼음찜질을 하는 동안 민호는 수영장 레인을 계속 바라봤다. 세나는 그의 기록에 ‘부력 잔향 추정, 통증 2→3, 중단 신호 후 균형 상실, 통증 4’라고 적었다. 그는 기록지를 읽고 한숨을 쉬었다.

“제가 실패한 것처럼 보이네요.”

“중단해야 할 때 중단한 건 성공이에요.”

“길드도 그렇게 생각할까요?”

“길드의 생각을 대신 말하진 않을게요.”

민호는 무릎 위 얼음팩을 눌렀다. “제가 싸울 수 없으면 계약은 끝날 겁니다. 집에 가면 가족이 제가 다친 줄도 몰라요. 돈 보내는 걸 멈추면 걱정부터 하겠죠.”

세나는 그가 레이드 부상을 가족에게 숨겨 왔다는 걸 처음 알았다. “말하고 싶지 않은 이유가 있나요?”

“아버지가 다리를 다친 뒤 일을 그만뒀거든요. 저는 절대 그런 사람이 되기 싫다고 했어요.”

“당신이 지금 회복할 시간을 갖는다고 아버지와 같은 삶이 되는 건 아니에요.”

민호는 세나를 노려봤다. 위로라고 생각하지 않는 얼굴이었다. “코치님은 선수 때 그만둔 적 있어요?”

세나는 은메달을 바라봤다. “네. 더 다치기 전에 멈추지 못했어요. 그래서 지금은 멈추라는 말도 훈련의 일부로 합니다.”

그녀의 대답은 민호를 달래지 못했지만, 그는 더 묻지 않았다. 대신 훈련을 다시 시작한다면 어떤 목표를 세울 수 있는지 물었다. 세나는 손잡이를 잡고 수중에서 부표를 끄는 동작을 제안했다. 다리에 체중을 많이 싣지 않아도 되고, 민호의 손 힘과 균형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오늘은 붓기가 가라앉을 때까지 하지 않기로 했다.

다음 날, 민호는 붓기가 줄어든 뒤 의료진 재평가를 받았다. 발목은 안정되었지만 긴 거리를 걷는 건 아직 이르다는 설명을 들었다. 그는 통증 2를 보고했고, 세나는 얕은 물에서 부표를 움직이는 연습을 허가받았다. 민호는 이번에는 물에 들어가기 전에 손바닥 중단 신호를 직접 확인했다.

그날은 초급 재활반의 수업과 시간이 겹쳤다. 한쪽 팔을 보조대에 고정한 헌터가 레인 옆에서 운동을 지켜봤다. 민호는 그 시선을 의식해 난간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 세나는 훈련을 잠시 미뤄도 된다고 했지만, 그는 괜찮다며 고개를 저었다.

“저 사람은 손을 못 쓰고, 나는 다리를 못 써요.” 민호가 말했다. “우리 둘 다 어디에도 못 들어가는 거죠.”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직접 물어보지 않으면 몰라요.”

헌터는 말을 듣고 천천히 다가왔다. 이름은 조태경이었다. 그는 부상으로 활을 당기기 어렵지만 손가락 감각을 회복하는 중이라고 했다. “네가 다리 못 쓴다는 말은 틀렸어. 방금 계단에서 한 손 놓았잖아.”

민호가 그의 팔 보조대를 보았다. “그건 당신이 더 잘할 수 있겠네요.”

“그래서 서로 기록을 봐 주면 되지. 네 발목은 네가 느끼고, 내 손은 내가 느낄 테니까.”

세나는 훈련을 함께하되 비교하지 않기로 했다. 태경은 수중에 들어가지 않고 수영장 가장자리에서 초시계를 들었다. 민호는 자기 속도로 부표를 끌고, 태경은 손가락 운동을 했다. 한 사람의 반복 횟수가 다른 사람의 목표가 되지 않도록, 각자 기록표에 따로 선을 그었다.

민호는 그제야 난간에서 손을 뗐다. 발이 미끄러질 경우 세나가 바로 받칠 위치에 있었고, 가을은 물 밖에서 상태를 확인했다. 태경은 시간을 재지 않고 민호가 멈춤 신호를 보낼 때까지 기다렸다. 민호는 첫 동작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두 번째에는 부표를 반 뼘 당겼다.

“조금 움직였네요.” 태경이 말했다.

“네가 당긴 것도 아니잖아.”

“그래서 내가 본 걸 말했어. 내 손도 오늘 화살은 못 당겼어.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한 건 아니지.”

민호는 대꾸하지 않았지만, 다음 동작에서는 어깨를 무리하게 기울이지 않았다. 그의 통증은 2에서 3으로 올라갔다. 세나는 계획된 세 번 중 두 번만 하고 끝내자고 했다. 이번에는 민호가 먼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수업이 끝난 뒤 태경은 자기가 다치기 전 함께하던 파티가 흩어진 이야기를 했다. 그는 다시 활을 쏘는 날만 기다리다가 손이 떨리는 걸 알게 됐다. “그 뒤로는 활 대신 장비를 확인하는 일을 배우고 있어. 내가 쏘는 건 아직 무섭지만, 다른 사람이 쏘게 돕는 건 할 수 있더라.”

민호는 그 말을 듣고 물가에 앉았다. “저도 구조 보조가 된다고 믿어야겠네요.”

“믿는 건 나중이고, 우선 한 번 해 보면 되지.” 태경이 말했다.

세나는 그 대화를 끊지 않았다. 다만 태경에게 재활 참가자의 상태를 타인에게 전하지 않기로 한 동의 규칙을 상기시켰다. 태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네가 한 걸 봤다고만 말할게. 네 진단은 네 것이니까.”

그 약속이 민호에게는 치료 결과보다 더 오래 남는 듯했다. 수건을 접은 뒤 그는 자기 훈련표에 오늘 태경의 이름을 적었다. “다음엔 제가 시간 재 드릴게요.”

부표에는 구조 훈련용 더미의 무게가 매달려 있었다. 처음에는 끈이 팽팽해져 움직이지 않았다. 민호가 상체를 기울이자 발목이 흔들렸다. 세나는 바로 중단하지 않고 그에게 균형이 어디로 쏠리는지 물었다.

“오른쪽으로 당기면 다리가 먼저 버티려 해요.”

“그럼 왼쪽 손으로 당겨 보고, 발은 움직이지 말아요.”

민호는 손을 바꿔 끈을 당겼다. 부표가 수면을 가르며 조금 움직였다. 수중의 더미가 레인 반대편으로 다가왔다. 그는 한 번 더 당겼다. 물결이 커졌고, 발목은 안정된 채였다. 세나는 그 순간을 기록했다.

“이건 전투는 아니네요.” 민호가 말했다.

“구조 훈련이에요. 다른 사람이 물에 빠졌을 때 부표를 보내거나, 가벼운 장비를 끌 수 있는지 확인하는 중이죠.”

“F급 헌터가 할 수 있는 일이라서요?”

“지금 당신 몸이 해낸 일이어서요.”

민호는 잠깐 눈을 감았다. 수면 위에서 부력 잔향이 다시 반짝였다. 이번에는 그가 스스로 멈춤 신호를 보냈다. 발목 통증이 3으로 올라갔기 때문이었다. 세나는 즉시 훈련을 끝냈다. 부표는 반 바퀴도 돌지 못했지만, 민호는 자신이 정한 순간에 멈췄다.

밖으로 나온 그는 물기를 닦으며 길드 담당자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전투 복귀 평가는 보류하겠습니다. 대신 구조 훈련 가능성을 의료진과 확인하겠습니다.’ 보낸 뒤 휴대전화를 꺼 두려다가, 답장이 올 때까지 손에 들고 있었다.

문가을은 훈련 동의서에 ‘수중 부력 능력의 기능은 미확인, 의료적 회복과 별도’라고 적었다. 세나는 부표 이동 거리를 기록지에 추가했다. 강우가 센터로 오면 구조대와 함께 안전한 훈련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민호는 레인에서 벗어나 계단 쪽으로 걸었다. 난간을 잡고 한 손을 놓았다가 다시 잡았다. 이번에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가 센터 문을 나설 때 길드에서 전화가 왔다. 민호는 받지 않았다. 대신 문자 한 통을 열었다. ‘다음 주 구조팀 보조 테스트. 단, 전투 면허는 유지 보류.’

그의 눈이 문구를 따라 움직였다. 그는 길드에 답을 쓰지 않고 세나를 돌아봤다. “제가 사람을 구하는 팀에 들어갈 수 있을까요?”

세나는 가능하다고 보장하지 않았다. “몸 상태와 훈련 결과를 더 봐야 해요. 그래도 오늘 부표를 움직인 건 시작이죠.”

민호는 휴대전화 화면을 끄고 주머니에 넣었다. “그럼 다음에는 반 바퀴를 목표로 해도 됩니까?”

“통증이 허락한다면요.”

그는 계단 난간을 한 번 더 놓았다. 그 동작은 작았지만, 오늘은 스스로 선택한 움직임이었다. 뒤편 풀에서는 부표가 레인 끝에 닿아 가볍게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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