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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질려서 101회차를 시작했다5화

신이 질려서 101회차를 시작했다

신이 질려서 101회차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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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당황한 운영자

지하 화물 승강기가 덜컹거리며 멈춰 선 곳은 공사가 중단된 지하 3층 환승 구역이었다.

깨진 타일과 녹슨 철근 사이로 서늘한 지하 공기가 밀려들었다. 준혁이 승강기의 비상 철문을 밀치고 발을 딛자 붉은빛 홀로그램이 허공을 찢으며 떠올랐다.

[긴급 돌발 퀘스트: 시스템 침입자를 체포하라!]

[발령 주체: 지구 07번 서버 총괄 관리국]

[수락 대상: 강남 관할 내 모든 등록 헌터]

[목표: 암시장 마석 경제망을 교란한 미등록 침입자를 제압하여 협회에 인도할 것]

[보상: 5,000,000G 및 기여도 랭크 승급 포인트]

[실패 패널티: 관할 헌터 전원 분기 랭크 포인트 감점]

피처럼 붉은 글자가 어두운 통로를 번쩍이며 밝혔다.

엘리스가 파랗게 질린 얼굴로 준혁의 곁에 떠올랐다.

"준혁 님, 큰일 났어요! 오메가 님이 관리자 직권을 써서 강제 퀘스트를 뿌렸어요!"

"직권 좋아하네."

"강남 일대 모든 헌터 단말기에 준혁 님의 실시간 위치 핑이 찍히고 있다고요! 보상금이 오백만 골드예요. 눈이 뒤집힌 헌터들이 전부 이 지하로 몰려올 텐데요!"

엘리스의 목소리가 다급하게 떨렸다.

하지만 준혁의 시선은 퀘스트 알림창 위에 떠오른 관조자들의 반응 창에 머물렀다.

[관조자 '도파민중독자7': "아니 운영자 새끼 또 판 엎네 ㅋㅋㅋ"]

[관조자 '사이다감별사': "운영자가 직접 현상금 퀘스트 걸고 개입하는 건 선 넘었지. 이게 게임이냐?"]

[관조자 '칼날깎는노인': "채널 돌린다. 대놓고 플레이어 괴롭히는 편파 운영 극혐임."]

[관조자 '시청료아까워': "개연성 밥 말아먹었네. 저러면 누가 방송 봄?"]

[경고: Viewer_Rating 지표가 18.4% 급락 중입니다.]

[경고: 시청자 이탈률 임계치 접근.]

준혁의 입꼬리가 차갑게 비틀렸다.

"저것 봐. 똥줄이 타는 건 내가 아니라 오메가야."

"네? 시청률이 떨어지는 게 왜요?"

"프로젝트 아포칼립스의 절대적인 자원은 시청률이야. 시청률이 바닥을 치면 운영자라 해도 마음대로 권한을 휘두를 수 없어. 이 퀘스트는 날 잡으려고 만든 게 아니야."

준혁은 차가운 콘크리트 벽에 등을 기댔다.

"시청률 폭락을 막으려고 자극적인 그림을 급조한 거지. 주인공을 궁지에 몰아넣고 집단으로 두들겨 패는 뻔한 연출."

백 번의 삶 동안 지겹도록 겪었던 패턴이었다. 영웅이 시나리오에서 벗어나려 하면 운영진은 온갖 불합리한 억까를 던져 제자리로 돌려놓으려 했다.

하지만 지금의 준혁은 그때처럼 시스템이 주는 고난을 묵묵히 받아넘길 생각이 없었다.


터벅, 터벅.

통로 저편에서 다급한 군화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이쪽이다! 지하 3층 배전실 방면에서 침입자 신호가 잡힌다!"

"오백만 골드짜리다! 다른 길드 놈들 오기 전에 우리가 먼저 낚아채야 해!"

고함 소리와 함께 장비들이 부딪히는 쇳소리가 통로를 타고 번졌다. 헌터들이 사냥감을 쫓아 몰려오고 있었다.

엘리스가 발을 동동 굴렀다.

"오고 있어요! 도망치셔야 해요! 아직 암시장에서 번 돈도 정리 못 하셨잖아요!"

"도망치면 녀석들이 원하는 그림이 완성되지. 쫓기는 사냥감과 추격자들의 화려한 액션."

준혁은 천천히 숨을 고르며 검은 콘솔창을 띄웠다.

'디버그 패널. 돌발 퀘스트 오브젝트 분석.'

치지직!

붉은 퀘스트 창 뒤편으로 날것의 소스코드가 쏟아져 내렸다.

[Object: Sudden_Quest_Arrest_Intruder.lua]

[Author: Omega_Director_07]

[Compiled: 3 minutes ago / Quick_Deploy]

[Target_Identifier: Session_Token == '07ECO-TEMP-9941']

[Condition: Target immobilized by registered Hunter for 10 seconds]

[Reward_Receiver: Hunter_ID(Executor)]

준혁의 눈이 가늘어졌다.

예상대로였다.

시청률이 곤두박질치자 다급해진 오메가가 불과 3분 만에 급조해서 밀어 넣은 스크립트였다. 정교한 검증 절차조차 거치지 않은 날림 코드의 흔적이 널려 있었다.

"허술하기 짝이 없군."

준혁의 입에서 실소가 흘러나왔다.

"뭐가 허술하다는 건가요?"

"첫째. 타겟을 지정하는 식별자가 내 영혼 ID가 아니야. 암시장에서 문태식에게 발급받았던 임시 거래자 세션 토큰으로 하드코딩되어 있어."

"임시 세션 토큰이요?"

"오메가는 내가 암시장에서 마석을 팔았다는 로그만 보고 급하게 그 거래 세션을 타겟으로 묶은 거지. 그리고 둘째."

준혁이 코드의 맨 아랫줄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Reward_Receiver: Hunter_ID(Executor)]

"보상 수령자를 지정하는 배열에 치명적인 구멍이 있어. '체포 대상자 본인 제외'라는 예외 필터가 누락되어 있거든."

엘리스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예외 처리가 없다고요? 그 말은……."

"누구든 저 세션 토큰을 가진 놈을 묶고 체포 판정을 띄우면 시스템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오백만 골드를 지급한다는 소리지. 그 체포를 집행한 사람이 누구든 간에."

준혁이 차갑게 미소 지었다.

"운영자가 야근하면서 스파게티 코드를 짜면 어떤 참사가 일어나는지 직접 보여주지."


쾅!

배전실의 두꺼운 철문이 굉음과 함께 뜯겨 나갔다.

먼지구름 속에서 세 명의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가슴팍에 까마귀 문양이 새겨진 검은 가죽 갑옷을 걸친 자들이었다.

"찾았다!"

선두에 선 덩치 큰 사내가 흉흉한 미소를 지으며 걸어 나왔다.

크로우 길드의 C급 수색조장 배진철이었다. 그의 양손에는 푸른 마력 불꽃이 튀는 특수 억제 수갑과 굵은 케이블로 엮인 결박망이 들려 있었다.

"미등록 쥐새끼 하나 잡는 데 오백만 골드라니. 오늘 횡재했네."

배진철 뒤의 두 헌터도 철제 곤봉과 진압 방패를 들고 좌우로 갈라섰다.

"조장님, 그냥 죽여도 보상 나옵니까?"

"사지 멀쩡하게 넘겨야 보너스가 붙는다. 대가리 깨지 말고 팔다리 분질러서 묶어."

배진철이 거칠게 침을 뱉었다.

엘리스가 공포에 질려 준혁의 뒤로 숨었다.

"C급 헌터들이에요! 장비도 전부 각성자 진압용으로 맞춰져 있어요!"

준혁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그는 편안하게 어깨를 풀며 배진철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크로우 길드 수색조. 사채업자들 뒤나 봐주면서 뒷골목에서 푼돈 뜯던 놈들이 여기까지 기어들어왔군."

배진철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아가리가 살았구나? 뼈가 부러져도 그 입이 열리나 보자!"

"덮쳐!"

배진철의 호통과 함께 좌우의 헌터들이 바닥을 박차고 쇄도했다.

왼쪽 헌터는 진압 방패로 준혁의 시야를 가리며 파고들었고 오른쪽 헌터는 철제 곤봉을 준혁의 쇄골을 향해 내리찍었다. 좁은 통로에서 상대를 완벽하게 구석으로 모는 정석적인 협공이었다.

하지만 준혁에게 그 움직임은 너무나 뻔했다. 백 번의 루프 동안 준혁은 수천 명의 헌터와 마수들의 동선을 지켜보았다. 공격이 들어오기 직전 어깨 근육의 수축과 시선의 흔들림만으로 그들의 다음 동작이 훤히 읽혔다.

스윽.

준혁은 반 보 뒤로 물러나며 바닥에 굴러다니던 쇠파이프를 발끝으로 툭 차올렸다.

챙!

회전하며 날아간 쇠파이프가 오른쪽 헌터의 발목을 정확히 때렸다.

"크악?!"

중심을 잃은 오른쪽 헌터가 앞으로 고꾸라졌다. 준혁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상체를 숙여 왼쪽 헌터의 방패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퍼억!

묵직한 팔꿈치가 방패수의 턱밑을 꿰뚫었다. 뇌진탕을 일으킨 방패수가 거품을 물며 그대로 뒤로 쓰러졌다.

동시에 앞으로 엎어지던 오른쪽 헌터의 뒤통수를 준혁의 뒤꿈치가 차갑게 짓눌렀다.

콰당!

단 3초였다.

마력을 한 톨도 쓰지 않은 순수한 체술과 반사 신경만으로 두 명의 헌터가 바닥에 나뒹굴었다.

"이, 미친……?!"

자신만만하게 서 있던 배진철의 눈이 튀어나올 듯 커졌다.

C급 베테랑 헌터 둘이 어린놈의 손짓 발짓 몇 번에 맥없이 쓰러진 광경은 상식 밖이었다.

[관조자 '칼날깎는노인': "오? 피지컬 보소? 저거 순수 격투 기술인데?"]

[관조자 '도파민중독자7': "스킬 하나도 안 쓰고 C급 둘을 3초 컷 ㅋㅋㅋㅋㅋ"]

[관조자 '사이다감별사': "역시 이 맛이지! 고구마 없이 바로 참교육 들어간다!"]

배진철이 이를 갈며 푸른 전기가 흐르는 억제 수갑을 치켜들었다.

"이 괴물 같은 새끼가…… 마력 억제 맛 좀 봐라!"

배진철의 몸에서 누런 마력이 폭발했다. C급 강화계 각성자다운 묵직한 돌진이었다. 그는 특수 제작된 수갑을 너클처럼 쥐고 준혁의 안면을 향해 무자비하게 내질렀다.

푸른 전격이 허공을 찢으며 타닥거렸다. 스치기만 해도 신경계가 마비되는 고압 전류였다.

그러나 준혁의 고개는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파지직!

전격이 준혁의 귓가를 스치며 허공을 태웠다. 빗나갔음을 직감한 배진철이 다른 손의 결박망을 펼치려던 찰나 준혁의 손바닥이 그의 손목 안쪽 급소를 매섭게 후려쳤다.

딱!

"커억!"

손목 인대가 뒤틀리는 격통에 배진철의 손에서 힘이 풀렸다. 준혁은 공중으로 튀어 오른 마력 억제 수갑을 허공에서 부드럽게 낚아챘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배진철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렸다.

쿵!

거구의 배진철이 배전실 바닥에 처박혔다. 준혁은 무릎으로 그의 척추를 찍어 누르며 강탈한 억제 수갑을 그의 양 손목에 채웠다.

철컥!

"으아아악! 내 팔! 이거 안 풀어?!"

배진철이 버둥거렸지만 억제 수갑에서 뿜어져 나온 고압 마력이 그의 체내 마력 순환을 강제로 차단해 버렸다. C급 헌터는 단숨에 무력한 사내로 전락했다.

준혁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배진철의 목덜미를 짓누른 채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자, 이제 메인 요리를 시작해 볼까."


배전실 구석에서 준혁의 검은 콘솔창이 차갑게 빛났다.

'디버그 패널. 타겟 세션 토큰 재할당.'

[Command: Session_Token.Transfer(Target: Hunter_BaeJinChul)]

파직!

준혁의 손끝에서 푸른색 데이터 노이즈가 흘러나와 배진철의 허리춤에 달린 헌터 단말기로 스며들었다.

배진철의 단말기 액정이 붉게 물들며 기괴한 경고음이 울렸다.

삐비비빅!

[단말기 식별 코드 동기화 중……]

[Session_Token: '07ECO-TEMP-9941' 주입 완료.]

[경고: 본 단말기 소유자가 '시스템 침입자'로 식별되었습니다.]

배진철이 바닥에 뺨을 댄 채 경악하며 비명을 질렀다.

"뭐, 뭐야?! 내 단말기가 왜 이래?! 침입자 식별이라니? 내가 왜 침입자야?!"

"네가 방금 침입자가 됐으니까."

준혁은 담담하게 대꾸하며 배진철의 양 손목에 걸린 억제 수갑의 중앙 잠금 레버를 찰칵 돌렸다.

[물리적 구속 판정 개시.]

[타겟: Session_Token('07ECO-TEMP-9941')]

[구속 상태 유지 시간 카운트다운 시작: 10…… 9…… 8……]

붉은 퀘스트 타이머가 허공에 떠올랐다.

그 순간 시스템 메인 서버에서 관리자 오메가의 비명에 가까운 로그가 터져 나왔다.

[시스템 경보: 비정상 데이터 흐름 감지!]

[Administrator_Omega: "뭐야?! 타겟 토큰이 왜 크로우 길드 헌터 단말기에 박혀 있어?! 롤백해! 당장 퀘스트 중단시켜!"]

[Command: Quest_Abort() 시도 중……]

그러나 준혁은 이미 그럴 줄 알고 있었다.

"늦었어, 오메가."

준혁이 손가락을 튕겼다.

"트랜잭션 우선순위 기억 안 나? 퀘스트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면 시스템 안정성 보장을 위해 완료 정산 루틴이 관리자의 일반 인터럽트보다 상위 큐를 차지하지."

[3…… 2…… 1……]

[체포 조건 달성!]

[시스템 침입자가 등록 헌터의 장비에 의해 완벽히 제압되었습니다.]

[돌발 퀘스트: '시스템 침입자를 체포하라!' 완료.]

띵동!

청아한 시스템 알림음이 배전실 전체를 울렸다.

그리고 이어진 메시지는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존재의 턱을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체포 집행자: 강준혁]

[보상 수령자 확인: 강준혁]

[현상금 5,000,000G가 강준혁의 개인 계좌로 전액 입금되었습니다.]

[사유: 침입자(배진철) 체포 공로 인정]

배진철의 눈이 허옇게 뒤집혔다.

"어…… 어? 내가 침입자고…… 네놈이 날 체포해서…… 오백만 골드를 받았다고……?"

"이해력이 빠르네. 고맙다. 덕분에 보너스 두둑하게 챙겼어."

준혁은 주머니에서 울리는 단말기의 입금 알림을 확인하며 산뜻하게 웃었다.

총 잔고: 17,000,000G.

암시장에서 뜯어낸 천이백만 골드에 더해 운영자가 자신을 잡으려고 내건 현상금 오백만 골드까지 고스란히 준혁의 손에 들어왔다.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1초 뒤 관조자들의 채팅창이 폭포수처럼 터져 나갔다.

[관조자 '도파민중독자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관조자 '사이다감별사': "미친 ㅋㅋㅋㅋㅋ 지가 현상수배범인데 지가 추적자 체포하고 현상금 타감 ㅋㅋㅋㅋㅋㅋㅋㅋ"]

[관조자 '운영자나와라': "야 오메가 대가리 박아라 ㅋㅋㅋㅋㅋㅋㅋㅋ 보상 필터 예외 처리도 안 해놓고 퀘스트 뿌렸냐? ㅋㅋㅋㅋㅋ"]

[관조자 '칼날깎는노인': "100년 동안 방송 보면서 이딴 역대급 코미디는 처음 본다 ㅋㅋㅋㅋㅋ 2,000G 후원한다 ㅋㅋㅋㅋㅋ"]

[2,000G가 후원되었습니다.]

[수신자: 강준혁]

[관조자 '어둠의관조자': "운영자의 시스템 개입 규약 위반 및 스크립트 결함 확인. 중앙 위원회에 정식 감사 청구를 등록했다."]

[경고: 관리자 권한 일부가 감사 청구로 인해 일시 동결됩니다.]

[Administrator_Omega: "강준혁……! 네놈이…… 감히 내 방송을……! 크아아아악!"]

허공에 뜬 관리자 콘솔이 붉은 노이즈를 뿜어내며 비명을 지르듯 꺼져 버렸다.

오메가는 롤백은커녕 감사 청구와 시청률 폭락이라는 거대한 후폭풍에 휘말려 손발이 묶인 꼴이 되었다.

엘리스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준혁을 바라보았다.

"이, 이게 정말로 가능한 일이었나요……? 오메가 님이 저렇게까지 망가지는 건 처음 봐요……."

"버그는 고치지 않고 방치하면 결국 시스템을 통째로 집어삼키는 법이지."

준혁은 바닥에 묶여 부들부들 떨고 있는 배진철과 두 헌터를 차갑게 내려다보았다.

"너희는 협회에 가서 오메가 퀘스트가 너희를 체포했다고 하소연해 봐. 들어줄지는 모르겠지만."

준혁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배전실 뒤편의 지상 비상구를 향해 걸었다.

녹슨 계단을 밟고 올라가자 밤하늘의 시원한 공기가 뺨을 스쳤다. 화려한 네온사인이 반짝이는 강남대로의 뒷골목이었다.

엘리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준혁 님, 이제 돈은 넘쳐날 정도로 모였는데 다음엔 어디로 가실 건가요?"

준혁은 지갑에 꽂힌 1,700만 골드의 잔액을 보며 시원하게 웃었다.

"자본도 생겼고 운영자 손발도 묶어 놨으니 이제 진짜 꿀을 빨러 가야지."

"꿀이요?"

"100번 구르는 동안 알아둔 숨겨진 알짜배기 던전들이 있거든. 시스템 퀘스트 없이도 보물만 싹 털어먹을 수 있는 곳."

준혁의 발걸음이 가볍게 어둠 속으로 녹아들었다.

진짜 판을 뒤엎기 위한 그의 다음 발걸음이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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