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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폐기물 냄새로 범인을 찾는다1화

게이트 폐기물 냄새로 범인을 찾는다

게이트 폐기물 냄새로 범인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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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하천 위에 뜬 녹색 기름막

윤필재는 하천에 내려가기 전에 마스크를 벗었다.

달빛천 둔치에는 죽은 물고기가 여섯 마리 떠 있었다. 몸통은 멀쩡했지만 아가미가 검게 변했고, 물 위에는 녹색 기름막이 얇게 퍼졌다. 필재는 바람이 부는 쪽에서 냄새를 맡았다. 젖은 민트와 쇠를 오래 문지른 냄새. 게이트 부산물이 중화되지 않고 물에 들어갈 때 나는 향이었다.

“마스크 쓰세요.” 생태 모니터 이소라가 말했다. “제가 먼저 내려갔다가 어지러웠어요.”

필재는 마스크를 다시 썼다. “냄새가 어떤지 확인했을 뿐입니다. 위험 농도는 장비로 재야 해요.”

소라는 하천 난간에 설치한 수질 측정기를 보여 줬다. 새벽부터 산도와 탁도가 급격히 바뀌었다. 그녀는 물고기 사체를 건지지 않고 위치만 표시했다. 단속팀장 박태경은 접근 금지선을 설치하고 구조대와 수질 분석팀을 불렀다.

“냄새로 어느 처리장인지 알 수 있습니까?” 태경이 물었다.

“아니요. 종류를 좁힐 뿐입니다. 중화재가 섞였는지, 언제 들어왔는지도 아직 모릅니다.”

필재는 하천 상류와 하류에서 각각 시료를 채취했다. 용기 번호를 촬영하고, 시간과 위치를 봉인 기록에 적었다. 소라는 물고기 사체가 발견된 지점을 지도에 표시했다. 상류에는 죽은 물고기가 없었고, 하류로 갈수록 녹색 막이 두꺼워졌다.

“밤새 비는 안 왔어요.” 소라가 말했다. “오전 두 시에는 물이 맑았어요. 그때 찍은 영상이 있어요.”

그녀는 휴대전화 영상을 보여 줬다. 어두운 화면에 둔치의 가로등이 비쳤고, 물은 검게 보였다. 강 건너 도로를 흰 탱크로리가 지나갔다. 번호판은 빗물과 빛에 가려 흐릿했다.

“이 영상은 원본 그대로 보관해 주세요.” 필재는 말했다. “온라인에 올리기 전에는 주민 얼굴이나 차량 번호가 보이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사람들에게 경고해야 하잖아요.”

“하천에 들어가지 말라는 안내는 지금 바로 해도 됩니다. 특정 업체를 지목하는 건 조사 뒤에 해 주세요.”

소라는 불만스러워했지만 영상을 공유 폴더에 복사했다. 그녀는 주민들이 이미 ‘길드가 독을 버렸다’는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고 했다. 어머니가 운영하는 반찬 가게에도 손님이 끊길 수 있었다. 하천 오염을 빨리 알리는 것과 확인되지 않은 이름을 퍼뜨리는 것 사이에서 그녀는 망설였다.

태경은 처리장에 전화를 걸어 야간 반입 목록을 요청했다. 달빛천 인근에는 마나 폐기물을 받는 곳이 두 군데 있었다. 하나는 공공 처리장, 다른 하나는 길드 연합이 계약한 민간 처리장. 공공 처리장은 새벽 한 시부터 반입이 없었다. 민간 처리장의 야간 반입 기록에는 세 대의 트럭이 적혀 있었다.

“세 대 모두 계량 완료로 되어 있습니다.” 처리장 반장 강예린이 전화로 말했다. “폐기물은 중화 구역으로 이동했어요.”

“입고 중량도 확인됐습니까?” 필재가 물었다.

“두 대는 맞습니다. 세 번째는 계량기가 고장 나서 수기로 적었어요.”

“고장 신고 기록을 보내 주세요.”

예린은 잠시 뜸을 들였다. “야간조가 이미 퇴근했습니다. 확인해 보겠습니다.”

필재는 하천 시료를 실험실로 옮겼다. 분석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오염원을 특정할 수 없었다. 그는 봉인 상태를 확인하고 시료 인계서에 서명했다. 소라가 옆에서 유리병을 바라봤다. “그 냄새가 맞다면, 왜 폐기물 처리장까지 와서 버린 걸까요?”

“처리장을 거쳤다는 게 사실인지부터 봐야죠.”

오전 열 시, 단속팀은 민간 처리장으로 향했다. 예린은 정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작업복 소매에는 녹색 얼룩이 묻어 있었다. 그녀는 새벽 폐기물은 지정 구역에 모두 옮겼고, 장부에도 남아 있다고 말했다.

“세 번째 차량을 기억합니까?” 필재가 물었다.

“흰색이었어요. 운전기사는 모르는 얼굴이었고, 동승자가 계속 시간을 물었습니다.”

“인수증은요?”

“운전자가 서명했을 겁니다.”

예린은 수기로 적은 중량표를 찾아냈다. 차 번호 끝자리 세 개가 번져 있었다. 인수란은 비어 있었고, 중량 칸에만 숫자가 적혀 있었다. 예린은 계량기가 고장이라 운전자를 돌려보냈다고 했다. 그런데 다음 장에는 같은 차량이 정식으로 중화 구역에 반입됐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이 기록은 누가 썼습니까?”

“야간조 직원이요. 제가 확인하고 서명했어요.”

“실제로 차량이 중화 구역에 들어가는 걸 봤습니까?”

예린은 서류를 바라봤다. “다른 차량을 확인하느라 못 봤습니다.”

“그럼 확인하지 않은 일을 확인한 것처럼 서명한 건가요?”

예린은 목소리를 높였다. “야간에 물량이 몰리면 매번 세 사람이 동시에 서류를 적어요. 한 명은 계량기, 한 명은 안전 체크, 한 명은 인수증. 그날은 두 명뿐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서명이 맞아지는 건 아닙니다.”

“알아요.” 예린은 시선을 들었다. “하지만 제가 틀렸다고만 쓰면 직원 한 명이 바로 잘립니다.”

태경은 조사 범위를 분명히 했다. “오늘은 기록을 확보하고, 폐기물이 실제로 어디 갔는지 확인합니다. 책임은 증거를 모은 뒤 나눠 묻겠습니다.”

처리장 뒤편 중화 구역은 정돈돼 있었지만, 임시 적치장 바닥에 녹색 얼룩이 남아 있었다. 필재는 가까이 다가가지 않고 냄새를 다시 맡았다. 하천에서 난 냄새와 같았지만, 여기에 오래 남은 냄새는 아니었다. 물로 급히 씻어 낸 흔적이 있었다.

예린은 얼룩을 보자 손을 주머니에 넣었다. “이건 다른 폐기물입니다.”

“언제 들어왔습니까?”

“모릅니다. 제 구역이 아니에요.”

태경은 출입 기록을 요청했다. 임시 적치장 카메라는 새벽 1시 32분부터 1시 51분까지 화면이 끊겨 있었다. 고장 신고가 없었다. 정문 로그에는 세 번째 트럭이 1시 40분에 들어왔다고 되어 있었다.

필재는 카메라가 끊긴 시각을 현장 시료 기록에 적었다. 그는 세 번째 차량이 하천으로 갔다고 말하지 않았다. 하천 영상의 차량과 처리장 차량이 같은지 비교할 번호가 없었다. 냄새는 같았지만, 같은 냄새를 쓰는 업체는 여럿이었다.

소라는 처리장 바깥 도로에서 자신이 찍은 영상을 다시 확인했다. 탱크로리가 지나간 뒤, 뒤따르던 소형 트럭이 잠깐 멈췄다. 운전석 문이 열리고 누군가 녹색 천으로 번호판을 닦았다. 그녀는 그 장면을 보고도 영상에는 아무것도 찍히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이 부분 확대해도 될까요?” 필재가 물었다.

“원본을 건드리진 마세요.”

“복사본에서만 보겠습니다.”

확대 화면에는 사람의 얼굴 대신 반사띠가 찍혔다. 처리장 작업복과 같은 색이었다. 소라는 숨을 들이켰다. “이건 처리장 직원일까요?”

“복장만으로 정할 수 없습니다. 장비 업체 작업복일 수도 있어요.”

그녀는 영상 공개를 미루기로 했다. 대신 원본 파일을 봉인하고, 촬영 시간과 기기 정보를 기록했다. 필재는 그녀에게 주민들에게 하천 접근 금지 안내를 전달해 달라고 부탁했다. 소라는 연락망에 메시지를 보내며, 업체 이름은 쓰지 않았다.

오후에 분석팀 결과가 도착했다. 시료에서 게이트 잔류 마나와 강한 중화제가 함께 검출됐다. 처리장에서 쓰는 정식 중화재와 성분이 달랐다. 녹색 기름막은 폐기물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감추려 뿌린 중화액이 물 위에 남은 것이었다.

“그럼 폐기물은 하천에 버려진 게 맞습니까?” 태경이 물었다.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상류 쪽에서 같은 성분이 추가로 나오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 정도면 트럭을 특정할 수 있나요?”

“아직은요. 시료가 알려 주는 건 폐기물 종류와 처리 흔적이지, 운전자 이름이 아닙니다.”

예린은 임시 적치장에 들어간 폐기물 양과 장부의 차이를 계산했다. 세 번째 트럭의 수기 중량은 실제로 처리장에 들어온 다른 차량의 수치와 같았다. 누군가 그 수치를 복사해 인수 기록에 넣었다. 예린은 그때 야간조 두 명뿐이었다고 거듭 말했다.

“당신이 직접 숫자를 적었습니까?” 필재가 물었다.

“아니요. 저는 마지막에 서명했습니다.”

“그런데 확인란에 서명했죠.”

예린의 눈가가 붉어졌다. “네. 다음날 직원들이 고용 계약을 갱신해야 했어요. 문제가 생기면 제가 책임지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책임을 혼자 질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서명은 남아야 해요.”

그녀는 고개를 숙였다. 필재는 자신의 과거를 떠올렸다. 냄새가 같다는 이유만으로 탱크로리 운전자를 단속했다가, 그 사람이 하천에 버린 적 없다는 사실이 나중에 밝혀졌었다. 그는 사과했지만 운전자는 이미 일자리를 잃었다. 지금은 냄새를 맞혔다는 확신보다, 틀렸을 때 누구에게 피해가 가는지 먼저 생각했다.

처리장을 나서려는 순간, 정문으로 흰 탱크로리 한 대가 들어왔다. 뒤쪽 번호판이 깨끗했다. 운전자는 창문을 내리고 수기 인수증을 내밀었다.

필재는 그 냄새를 맡았다. 하천에서 난 젖은 민트 향이었다.

그가 손을 들어 차량을 세웠다. 종이 인수증에는 폐기물 종류가 적혀 있었지만, 인계자 서명란은 비어 있었다.

운전자는 엔진을 끄지 않은 채 창문만 조금 내렸다. “다른 차량보다 먼저 들어오라고 했습니다. 저는 배정받은 곳에 왔을 뿐이에요.”

“배정 문자를 보여 주실 수 있습니까?”

“회사 폰에 있습니다. 개인 휴대전화는 아니고요.”

태경은 차량을 압수하지 않고 우선 안전 구역에 세웠다. 운전자는 계속 출발 시간을 재촉했지만, 탱크의 봉인 상태를 확인할 때까지 움직이지 않기로 했다. 필재는 냄새를 맡았다는 말 대신 인수증에 서명이 없고, 하천 시료와 같은 성분이 의심된다고 설명했다. 운전자는 결국 회사에 전화를 걸어 담당자를 불렀다.

그가 가져온 배정 문자는 ‘빈 차로 복귀’라고 적혀 있었다. 그런데 탱크 무게는 비어 있는 수치가 아니었다. 필재는 봉인 번호를 기록하고 분석팀을 기다렸다. 운전자는 자신도 무슨 물질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인지 아직 확인할 수 없었지만, 그의 이름부터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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