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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자 알레르기 전문의의 응급실3화

각성자 알레르기 전문의의 응급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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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같은 식량, 다른 반응

같은 젤리를 먹은 두 헌터가 서로 다른 증상을 보였다.

양민서는 환자 기록을 다시 펼쳤다. 이태경은 젤리를 먹고 입안이 얼얼했다고 했고, 박성준은 먹었는지 확실하지 않다고 했다. 성준의 목 부종은 장갑이 찢어진 뒤 시작됐을 수 있었다. 최유리는 젤리를 먹지 않았지만 포장에 손을 댔고, 발진이 늦게 나타났다.

“같은 식량을 나눠 먹었는데, 왜 반응이 다를까요?” 레이드 의료반장 문가람이 물었다.

“각자 노출량과 경로, 몸 상태가 달랐을 수 있어요. 그리고 젤리가 원인인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민서는 젤리 포장과 장갑 시료의 분석 결과를 비교했다. 두 곳에서 붉은 입자가 나왔지만, 포션 본체에서는 검출되지 않았다. 포션 뚜껑 안쪽에서 소량이 확인됐다. 같은 물질인지, 우연히 묻은 것인지는 분석 중이었다.

임상약사 강현우는 제조사에서 온 성분 변경 통지서를 가져왔다. 해당 젤리의 한 로트에 안정화 첨가제가 소량 추가됐다는 내용이었다. 변경은 승인된 범위였지만, 포장 공정의 세척 기록은 첨부되지 않았다.

“이 첨가제가 알레르기를 일으킨다는 뜻입니까?” 가람이 물었다.

“아니요. 성분 변경과 환자 반응이 시간상 겹친다는 것뿐입니다.” 현우가 말했다.

“그럼 왜 장갑에서도 같은 색이 나왔죠?”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같은 입자라고도 단정할 수 없습니다.” 민서가 답했다.

태경은 응급실 침대에 앉아 자신의 보급 가방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는 같은 로트의 젤리를 동료들과 나눠 먹었지만, 누구나 입안이 얼얼한 건 아니라고 했다. 한 명은 아무 증상이 없었고, 다른 한 명은 목이 간지럽다고 했지만 곧 사라졌다.

“그 사람은 병원에 와야 합니까?”

“호흡 곤란, 입술이나 혀의 부종, 심한 어지럼이 있으면 바로 응급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가벼운 가려움이 계속되면 의료진에게 연락하고요. 같은 음식을 먹었다고 같은 처치를 받지는 않습니다.”

태경은 팀원에게 전화해 증상을 확인했다. 그는 이름을 기록하지 않고, 각자가 현재 느끼는 증상과 연락 가능한 시간을 물었다. 동료 한 명은 별 증상이 없다고 했고, 다른 사람은 손등이 조금 가렵다고 했다. 민서는 그에게 젤리를 더 먹지 말고, 증상이 악화되면 진료받으라고 안내했다. 전화만으로 알레르기를 진단하지 않았다.

가람은 길드 보급팀이 젤리 전체를 회수하지 않고, 변경된 로트만 격리하겠다고 통보했다고 했다. 재고가 부족하고 다른 보급품으로 대체하면 레이드 일정이 밀린다는 이유였다. 민서는 로트 식별이 끝날 때까지 해당 제품을 사용하지 말라고 권했다. 대체품은 성분이 완전히 같다고 가정하지 말고, 환자와 의료반이 확인해야 했다.

“출정이 미뤄지면 팀원들이 손해를 봅니다.” 가람이 말했다.

“알아요. 그래도 증상이 있었던 사람에게 확인되지 않은 제품을 다시 주지는 마세요.”

“그럼 누가 결정을 내립니까?”

“팀은 안전한 보급을 요청할 수 있고, 각 환자는 자기 몸에 관한 선택을 합니다. 저는 위험과 불확실성을 설명하겠습니다.”

민서는 가람이 죄책감으로 모든 결정을 혼자 짊어지지 않도록 말했다. 보급팀이 대체품을 찾지 못하면 출정은 조정되어야 했다. 현우는 다른 공급처의 성분표를 확인하기로 했고, 가람은 팀원들에게 일정 변경 가능성을 알렸다.

유리는 세정제와 장갑 접촉을 다시 확인했다. 그녀는 젤리 포장을 만진 손으로 물병 마개를 열었고, 이후 입술을 닦았다. 포장에 묻은 물질이 입술에 닿았을 가능성은 있었지만, 검은 가루가 손에 남았다는 사진은 없었다. 민서는 유리가 말한 순서와 기억이 불확실한 부분을 따로 표시했다.

“제가 젤리를 먹은 것처럼 기록되지 않겠죠?”

“먹지 않았다고 말씀하셨고, 그 내용으로 적었습니다. 손으로 포장을 만진 건 별도 노출로 기록돼요.”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기면 제가 뭘 피해야 하는지 알고 싶어요.”

“지금은 해당 젤리 로트를 피하고, 검은 장갑은 사용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장기 회피 범위는 추가 검사 뒤에 같이 정하죠.”

유리는 급하게 결론을 받지 못해 아쉬워했지만, 검사 결과를 기다리기로 했다. 민서는 테스트를 위해 젤리를 다시 먹게 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했다. 응급 반응을 재현하는 것은 안전한 진단법이 아니었다.

검은 장갑의 제조사는 붉은 입자가 코팅 보강재의 부산물일 수 있다고 답했다. 성분 변경 통지서에는 같은 보강재가 젤리 포장 라인에도 쓰인 적 있다고 적혀 있었다. 현우는 두 제품의 공통 공급업체를 확인했다. 그러나 제조 공정이 달라 동일 성분인지 확인하려면 별도의 분석이 필요했다.

성준은 목소리가 돌아오고 있었지만, 치료 기록이 길드에 전달될까 걱정했다. 그는 진료 결과 전체를 공개하지 않고, 특정 장갑 로트 사용을 피해야 한다는 정보만 보급팀에 알리는 데 동의했다. 유리는 젤리 로트와 포장 접촉 가능성을 공개하되 이름은 숨기기로 했다. 태경은 자기 진단과 치료 계획을 팀 의료반에 제한적으로 공유하는 데 동의했다.

세 사람의 대체 보급표는 달랐다. 성준은 해당 장갑 로트를 피하고 피부 노출이 있었을 때 바로 알리기로 했다. 유리는 젤리 포장을 직접 만지지 않고, 다른 식품을 먹을 때 성분 표시를 확인하기로 했다. 태경은 증상 기록을 가지고 알레르기 전문 외래를 예약했다.

민서는 각 보급표를 환자와 함께 읽었다. 성준은 ‘검은 장갑 전체 금지’가 아니라, 해당 로트와 같은 코팅의 손상품을 당분간 피한다고 적었다. 다른 방호 장비까지 불필요하게 버리지 않도록 범위를 좁혔다. 유리는 젤리를 영구히 끊는 대신, 외래에서 포장 접착 성분을 평가받을 때까지 해당 로트를 피하기로 했다. 태경은 응급 경고 신호와 연락 절차를 카드에 넣었다.

“이 카드가 있으면 다음 팀이 제 진단명을 알게 됩니까?” 태경이 물었다.

“아니요. 보급 담당자는 피해야 할 제품과 대체품만 봅니다. 진단명과 검사 결과는 병원 기록에 남아요.”

“그럼 필요할 때 제가 직접 보여 줄 수 있겠네요.”

“네. 공유 범위는 본인이 정할 수 있습니다.”

태경은 카드에 자기 번호를 적고, 팀원에게 어느 부분까지 보여 줄지 표시했다. 그는 발진이 생겼던 일을 숨기지 않기로 했지만, 진단 가능성까지 모두 공개하진 않았다. 가람은 그 결정을 존중하고 해당 정보만 보급표에 반영했다.

성준은 장갑이 찢어진 뒤에도 보고하지 않았던 사실을 길드 의료반에 전달하기로 했다. 다만 징계 자료가 되지 않도록, 안전 사고 보고와 개인 진료를 분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가람은 그 요청을 공식 문서로 올렸다. 장비 손상 보고를 성과 평가와 묶지 않겠다는 개선안도 함께 제출했다.

“그걸 받아들일까요?” 성준이 물었다.

“모르겠어요. 그래도 다음 사람이 숨기지 않게 기록은 남길 겁니다.”

유리는 병실에서 저녁 식사를 받았다. 메뉴에는 젤리와 같은 포장 라인이 쓰이는 간식이 없었다. 그녀는 식사를 먹기 전에 성분표를 확인하고, 간호사에게 용기 외부를 만져도 되는지 물었다. 진아는 성분표를 같이 읽어 줬다. 유리는 식판을 직접 선택해 먹었고, 증상은 더 번지지 않았다.

민서는 이 장면을 치료의 증거처럼 쓰지 않았다. 유리가 편하게 식사할 수 있는 선택지를 찾은 건 중요한 변화였지만, 그 음식이 안전하다는 장기 결론은 추가 진료가 필요했다. 그는 환자에게 그 구분을 설명했다.

“같은 팀이라고 한 장으로 만들 수는 없네요.” 가람이 말했다.

“그래서 각자 필요한 부분만 공유합니다.” 민서가 답했다.

보급표에는 이름 대신 개인 코드가 적혔다. 가람은 코드를 해제할 수 없었고, 응급 상황에 필요한 주의사항만 볼 수 있었다. 의료 정보는 병원에 남았다. 길드는 누구에게 어떤 대체품을 줄지 확인할 수 있었지만, 환자의 자세한 진단을 알 필요는 없었다.

다음 레이드 전날, 현우는 제조사에서 최종 시료 분석을 받았다. 젤리 포장과 장갑의 붉은 입자는 색만 비슷했고 성분은 달랐다. 다만 젤리 포장 접착제의 한 성분은 각성자 일부에게 구강 자극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었다. 장갑 코팅의 검은 보강 분말은 다른 물질이었다.

성분 분석 결과는 세 환자 모두의 증상을 하나로 설명하지 않았다. 성준의 반응은 장갑 파손 뒤 던전 먼지에 노출된 피부에서 시작됐을 수 있었다. 태경의 손목 발진은 장갑 코팅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었고, 유리의 지연성 발진은 포장 접촉이나 세정제 노출과 함께 살펴봐야 했다.

“한 제품이 원인이라고 발표할 수는 없습니다.” 민서가 말했다.

가람은 그 말을 그대로 길드에 전달했다. “그래도 이 로트는 검사가 끝날 때까지 쓰지 않습니다. 다른 장갑과 대체 식량을 준비하겠습니다.”

팀원들은 출정이 하루 늦어지는 손해를 감수하기로 했다. 성준은 자신의 이름이 공개되지 않는 조건을 확인하고, 장갑 파손 보고를 제출했다. 태경은 증상이 가벼워졌다고 레이드 복귀를 서두르지 않았다. 유리는 병원에서 받은 노출표를 들고 외래 예약을 잡았다.

민서는 응급실 근무를 마치기 전, 각 환자에게 결과와 남은 불확실성을 다시 설명했다. 세 사람은 자기에게 필요한 정보만 들었다. 누구도 같은 처방을 강요받지 않았다.

그날 밤 보급팀에서 새 요청이 왔다. 다른 레이드 팀에서도 검은 장갑을 착용한 헌터 두 명에게 손목 발진이 생겼다고 했다. 장갑 제조 로트는 이번 팀과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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