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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도 공학자의 전설 무기 공방7화

마도 공학자의 전설 무기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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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군율의 표적

“하급 대장간 놈이 군의 사격장을 달라고?”

석조 회랑을 내려온 경비대장이 사격장 바닥에 멈춰 섰다. 감청색 망토 아래 금빛 흉갑이 저물어 가는 햇살을 받았다. 관리병은 곧장 허리를 굽혔고 마라는 작업대 위 은화 주머니에서 손을 떼지 못했다.

“군용 석궁을 분해한 것도 모자라 군사 시설까지 흥정거리로 삼는군. 저자를 조사실로 데려가라.”

병사 둘이 발을 떼었다. 이안은 물러서지 않았다. 왼손의 붕대 밑에서 덜 아문 손등이 욱신거렸다. 그는 멀쩡한 오른손으로 작업대 위 의뢰표를 집었다.

“분해는 경비대의 의뢰를 받고 했습니다. 납품도 이곳에서 했고 방금 대금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사격장까지 내놓으라는 말이냐?”

“아닙니다. 의뢰받지 않은 장비를 만졌다는 혐의와 제가 새로 드린 제안은 다른 문제입니다.”

대장의 눈이 가늘어졌다. 이안은 종이를 관리병 앞으로 밀었다. 두 자루의 군용 일련번호와 반출 시각 아래에 관리병의 서명이 있었다. 수리비 영수란에는 방금 찍은 인장이 아직 마르지 않았다.

“네 서명인가?”

“그렇습니다, 대장님.”

“실사격을 허락한 자는?”

“접니다.” 전달병이 한 걸음 나왔다. “40보와 60보에서 각각 사격했습니다. 둘 다 표적 중앙을 관통했고 장전과 발사 뒤에도 이상은 없었습니다.”

대장이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병사들을 세웠다. 구금 명령이 거둬진 것은 아니었다. 그의 시선이 이안의 기름 묻은 소매를 훑었다.

“의뢰를 받았으면 시키는 곳만 고칠 것이지. 제식 룬 홈을 멋대로 갈아 놓고 한 번 쏴서 멀쩡하다고 우기는군. 내 병사가 다음 사격에서 손을 잃으면 네가 책임질 텐가?”

마라가 이안보다 먼저 숨을 들이켰다. 모욕을 참지 못한 얼굴이었다. 이안은 손끝으로 그녀의 팔을 가볍게 눌렀다.

“책임을 피하지 않겠습니다. 같은 사수와 같은 화살로 비교해 주십시오. 장력도 발사 뒤 홈 상태도 확인하시면 됩니다.”

“내 사격장을 네 시범대로 쓰라는 소리군.”

“대장님 명령으로 진행하는 검수입니다. 결과가 나쁘면 제가 받을 처분도 기록하십시오.”

이안은 일부러 대장의 눈을 피하지 않았다. 대장이 원하는 것은 작은 공방의 사죄였다. 하지만 이안에게 필요한 것은 누구도 지울 수 없는 사격 기록이었다.

“좋다. 실패하면 군 장비 훼손으로 묶겠다.”

대장은 관리병을 향해 턱짓했다. “같은 형식의 지급 가능품을 가져와라. 네 장부에 정상이라 적힌 물건으로.”

관리병의 얼굴이 굳었다. 그가 잠시 장부를 움켜쥐자 대장의 목소리가 더 낮아졌다.

“혹시 정상이라 적힌 물건이 없나?”

“가져오겠습니다.”


황혼의 표적 앞에 석궁 두 자루가 나란히 놓였다. 관리병이 가져온 것은 같은 계열의 제식 석궁이었다. 창고표에는 분명 ‘사용 가능’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안은 그 석궁에 손대지 않았다. 전달병이 안전핀과 시위를 확인하고 파편을 막는 가죽막 뒤에서 빈손 장전 동작을 먼저 해 보았다. 대장은 그제야 실탄 사격을 허락했다.

“오른쪽 결속 고리가 조금 떠 있어요.” 마라가 이안에게만 들릴 만큼 낮게 말했다.

“얼마나?”

마라는 주머니에서 가는 측정자를 꺼내 눈으로 간격을 잡았다. “적어도 손톱 한 겹은요.”

관리병이 흘끗 돌아봤다. “견습이 군 장비를 판정하나?”

마라는 측정자를 넣었다. “그래서 만지지 않았습니다. 쏜 뒤에 확인하시죠.”

전달병은 대조용 석궁부터 쏘았다. 표준 화살이 60보 과녁의 왼편 외곽을 때렸다. 룬 홈 입구의 푸른 빛은 한쪽에서만 세게 일렁이다 끊겼다. 병사가 오른손목을 한 번 털었다.

“반동이 손목 바깥으로 밀렸습니다.”

“자세를 바로잡아라.” 대장이 말했다.

전달병은 발의 위치를 표시하고 다시 장전했다. 마라가 선을 긋듯 바닥의 흙을 긁었다. 이안은 그 동작을 보며 입꼬리를 조금 올렸다. 다른 자세라는 핑계를 막으려는 것이었다.

두 번째 화살은 표적에 닿았으나 깃이 흔들렸다. 과녁을 뚫지 못하고 짚 속에 걸렸다. 전달병이 한쪽 어깨를 돌렸다.

이번에는 이안이 수리한 석궁 차례였다. 마라가 직접 양쪽 결속 고리에 측정자를 댔다. 좁은 금속 날이 두 곳에서 같은 깊이로 멈췄다.

“좌우 같습니다. 화살도 방금 것과 같은 규격이에요.”

대장은 손을 내리지 않았다. 전달병이 처음과 똑같은 흙자국 위에 발을 놓자 비로소 손가락을 폈다.

시위가 풀리며 짧은 울림이 났다. 푸른 빛은 홈을 따라 일정한 폭으로 미끄러졌다. 화살이 과녁의 이전 구멍 바로 옆을 지나 뒤편 나무 받침에 깊이 박혔다. 발사 뒤에도 홈 입구에는 그을림이 남지 않았다.

“한 번 더.”

두 번째 화살은 첫 번째와 손가락 두 마디 거리 안에 박혔다. 전달병은 손목을 털지 않았다. 주위의 병사들이 서로 얼굴을 보았지만 누구도 먼저 말하지 않았다.

이안은 표적보다 대조용 석궁을 가리켰다. “저쪽 홈 입구에 검은 충전재가 끼어 있습니다. 빛이 한쪽에서 튄 자리입니다.”

관리병이 홈에 손톱을 댔다. 검은 부스러기가 떨어졌다. 전에 공방에서 긁어 냈던 것과 닮았다. 이안은 그 입자를 어디서 넣었는지 묻지 않았다. 지금 단정하면 검수 기록까지 말싸움이 될 터였다.

“한 자루의 흠집일 수도 있지.” 대장이 말했다.

“그렇다면 한 자루만 고치면 됩니다.” 이안이 답했다. “하지만 창고에서 같은 이유로 쉬는 자루가 더 있다면 병사들보다 먼저 장부가 알고 있을 겁니다.”

대장의 시선이 관리병의 장부로 향했다. 관리병은 장부를 겨드랑이로 끌어당겼다.


사격장 안쪽에 횃불이 켜졌다. 관리병이 끝내 장부를 펼치자 붉은 ‘사용 불가’ 선이 한 면에 줄지어 있었다. 이안이 짚은 쪽에만 스물여섯 항목이었다. 저마다 불발, 역류, 장력 불균형이라는 짧은 말이 달려 있었다.

“새 장비가 들어올 때까지 계속 묵혀 둡니까?” 이안이 물었다.

“군 재고를 논할 권한은 네게 없다.” 대장이 잘라 말했다.

“그래서 권한을 청하는 겁니다. 세 자루만 먼저 맡기십시오. 오늘과 같은 방식으로 검수하고 통과한 것만 돈을 받겠습니다.”

대장은 장부의 붉은 줄과 표적의 새 구멍을 번갈아 보았다. 석궁이 고장난 채 쌓여 있었다는 사실은 이미 그의 부대 숫자로 남아 있었다. 단숨에 폐기해 버리기도 어려울 것이다.

“길드 절반 값이라더니 실패분은 네가 떠안겠다는 건가?”

“검수에 실패한 것에는 대금을 청구하지 않겠습니다. 자재 비용도 제 몫입니다.”

그 말에 마라가 이안을 돌아보았다. 공방에 은화가 몇 닢 있는지 그녀도 알고 있었다. 그는 그녀를 향해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지금은 위험을 숫자로 보여 줄 때였다.

마라가 작은 수첩을 펼쳤다. 두 자루의 작업 전후 공차, 연마 횟수, 결속 고리 간격이 촘촘히 적혀 있었다.

“이건 제가 쟀습니다. 스승님이 마무리하기 전에 다시 쟀고요. 다음 세 자루도 똑같이 적을 수 있습니다.”

“견습의 낙서를 군 검수표와 나란히 놓겠다는 것이냐?” 대장이 쏘아붙였다.

마라는 수첩을 덮지 않았다. “틀린 수치가 있으면 지금 재 보시면 됩니다.”

전달병이 수리품을 들었다. 대장이 직접 양쪽 고리를 재 보라고 지시했다. 관리병이 마라의 측정자를 받아 확인하자 수첩의 값과 어긋나지 않았다. 대장은 찡그린 얼굴로 측정자를 내려놓았다.

“그래서 사격장인가. 민간인에게 군 시설을 마음대로 쓰게 하는 선례는 없다.”

“마음대로 쓰겠다는 게 아닙니다. 훈련 외 시간에 감독관을 두십시오. 사격 전에 장치와 방호 계획을 제출하고 중지 명령이 떨어지면 멈추겠습니다.”

“석궁이 아닌 장치도 있군.”

이안은 부정하지 않았다. 배수관과 마석 가루, 그것을 막아 줄 두꺼운 방호벽이 머릿속에 겹쳤다. 공방 골목에서 압력 시험을 벌일 수는 없었다.

“승인을 받기 전에는 발사하지 않겠습니다. 위험한 시험일수록 군 사격장의 방호가 필요합니다.”

“압력원까지 적어라. 숨기는 게 있다면 출입증을 찢겠다.”

대장은 관리병에게 용지를 가져오게 했다. 이안은 문구를 읽다가 한 줄에서 손을 멈췄다. ‘장비 반입 허용’이라고만 적혀 있었다.

“반입과 시험 신청은 다릅니다.”

“승인을 보장하라는 건가?”

“신청을 접수해 달라는 겁니다. 승인 여부는 감독관이 판단하셔도 됩니다.”

대장은 잉크 묻은 펜을 빼앗아 ‘훈련 외 시간 감독하 시험 신청 가능’이라고 고쳐 썼다. 장치와 압력원은 사전에 신고해야 했다. 사격 중지 명령에 불복하면 허가는 취소되었다. 조건은 촘촘했다. 그래도 시험을 제안할 수 있는 길은 남았다.

“첫 검수 대상은 세 자루다. 모두 통과하기 전에는 추가 의뢰도 없다. 대금은 검수 뒤에만 지급한다.”

인장이 종이에 눌렸다. 이안이 출입증을 받았다. 그의 주머니에는 은화 열아홉 닢이 있었다. 빚은 여전히 여든 닢. 자재를 사면 주머니는 더 가벼워질 것이다.

“검수할 장소는 얻었습니다.”

“네 공방까지 보전해 줬다고 착각하지 마라.”

“그건 제가 하겠습니다.”


창고 문 앞에서 세 자루가 수레에 실렸다. 마라는 막 받은 인수증과 각 석궁의 번호를 맞춰 보았다. 가장 오래된 몸체에서 손이 멈췄다.

“이 숫자, 중간이 이상해요.”

이안이 등잔을 들어 비스듬히 비췄다. 숫자 둘의 아래쪽에 다른 숫자의 둥근 획이 숨어 있었다. 주변 금속만 가늘게 깎인 뒤 새 숫자를 덧찍은 흔적이었다. 룬 홈 안에는 말라붙은 검은 얼룩도 보였다.

“보관 중에 닳은 거다.” 관리병이 말했다.

“그럼 새 번호는 누가 찍었습니까?” 마라가 물었다.

관리병은 입을 다물었다. 이안도 범인을 추궁하지 않았다. 그는 인수증의 빈칸을 마라 쪽으로 돌렸다.

“인수할 때 보이는 상태를 적어. 숫자의 원형도.”

마라는 종이에 남은 획을 그대로 그렸다. 손가락에 묻은 검은 가루는 흰 천에 털어 접었다. 관리병이 종이를 빼앗으려 하자 그녀는 펜을 먼저 내밀었다.

“창고에서 나가기 전 상태입니다. 확인 서명 부탁드립니다.”

“고작 흠집 하나에 서명까지?”

“군용 번호니까요.”

관리병이 이를 악물고 서명했다. 그때 경비대장이 문 앞에 섰다. 그는 인수증을 훑다가 갈린 번호의 그림에서 손가락을 멈췄다. 아주 짧은 정적이었다.

“그 자루부터 검수해라.”

“이유를 물어도 되겠습니까?” 이안이 물었다.

“네가 흠집을 찾았으니 네 손으로 쓸 수 있게 만들어 봐라. 내일 감독관 앞에서.”

대장이 돌아서자 마라가 비로소 숨을 내쉬었다. “사격장은 얻었는데 돈은 더 멀어졌네요.”

“아직 멀어진 건 아니야. 내일 표적을 맞히면 당겨진다.”

이안은 인수증을 접어 안주머니에 넣었다. 번호를 지운 사람은 아직 몰랐다. 다만 경비대장도 그 흔적을 한눈에 알아봤다는 사실은 놓치지 않았다.

공방으로 돌아가는 수레 위에서 첫 야간 순찰 종이 울렸다. 이틀 뒤 정오까지 갚아야 할 은화는 줄지 않았다. 맨 위에 놓인 석궁을 밤 안에 열어 봐야 했다. 무엇이 지워졌는지 확인하려면 먼저 더 깎이기 전의 금속을 기록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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