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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스 마트 사장은 갑질이 하고 싶다8화

[아포칼립스 마트 사장은 갑질이 하고 싶다]

아포칼립스 마트 사장은 갑질이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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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줄을 서시오]

번호표와 길어진 줄

정오가 가까워지자 마트 앞 골목은 발 디딜 틈도 없이 북적였다.

아침 일찍부터 퍼져 나간 커피와 사과의 향기는 순식간에 인근 폐허 구역 전체를 뒤흔들어 놓았다. 오염되지 않은 생수와 따뜻한 라면만으로도 기적이었는데 갓 내린 원두커피와 이슬 맺힌 붉은 사과까지 나온다는 소문은 굶주림에 지친 생존자들을 미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대기열은 마트 정문에서 시작해 무너진 약국 모퉁이를 돌아 큰길 어귀까지 길게 늘어서 있었다.

“밀지 마세요! 뒤로 한 걸음씩 물러서십시오!”

윤설희가 폐종이 상자를 반듯하게 오려 만든 번호표를 손에 든 채 골목 입구에서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외쳤다.

“오늘 준비된 사과와 커피는 수량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입구에 적힌 대로 1인당 생수 두 병, 즉석식 한 개, 커피 한 잔, 사과 한 알까지만 구매 가능합니다. 번호표 순서대로 세 명씩 입장할 테니 차례를 지켜 주십시오.”

사람들은 손에 쥔 번호표를 보물단지처럼 꽉 쥐었다.

대기열 맨 앞쪽에는 아침 일찍 사과를 사 갔던 박순자가 민우의 손을 잡고 다시 줄을 서 있었다. 민우의 얼굴에는 여전히 미열이 남아 있었지만 아침에 사과즙을 받아먹은 덕분인지 눈동자에는 제법 생기가 돌아와 있었다.

“엄마, 저기서 달콤한 냄새 또 나.”

“그래, 민우야. 오늘은 사장님이 파시는 따뜻한 죽을 한 그릇 더 사자꾸나. 줄 잘 서야 해.”

순자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마트가 정한 규칙을 지키면 아무도 자신들의 몫을 빼앗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유리문 옆에 서 있던 강두철이 팔짱을 낀 채 우렁찬 목소리로 엄포를 놓았다.

“어이, 거기 뒤에 헌터 양반들! 품속에 손 집어넣지 마라. 무기는 전부 칼집에 넣어서 등 뒤로 돌리고. 우리 사장님 성격 알지? 새치기하거나 수작 부리면 물 한 방울 구경 못 하고 쫓겨난다!”

험악한 인상의 전직 약탈자 두목이 눈을 부라리자 줄을 서 있던 거친 사내들도 슬그머니 무기를 갈무리하며 눈치를 살폈다.

카운터 뒤에 앉아 있던 도진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종이컵을 들고 여유롭게 커피를 한 모금 머금었다.

진하고 쌉싸름한 맛이 혀끝을 감돌았다. 눈앞에 떠 있는 시스템 창에는 실시간으로 적립되는 포인트와 매장 안정도가 푸른빛을 내며 갱신되고 있었다.

[소유자 보유 포인트: 136P]

[기본 구역 운영 안정도: 1단계 (안정적)]

[방문 대기 인원: 47명]

‘장사가 잘되는 건 좋지만 파리가 꼬이기 딱 좋은 타이밍이군.’

도진은 찻잔을 내려놓으며 창밖을 응시했다.

어제 교차로에 남겨졌던 붉은 분필 표식. 그리고 아침부터 멀리서 간헐적으로 들려오던 묵직한 디젤 엔진 소리.

소문이 퍼지면 반드시 규칙을 시험하려는 자들이 나타난다. 그것이 아포칼립스의 법칙이었다.

난폭한 침입자

소란은 생각보다 빨리 터졌다.

“비켜! 썩은 냄새 나는 버러지 새끼들이 어디서 길을 처막고 지랄이야!”

골목 어귀에서 굵직하고 거친 고함이 터져 나왔다.

대기열 뒤편에 서 있던 피난민들이 비명을 지르며 양옆으로 허겁지겁 흩어졌다. 흙먼지가 풀썩 일더니 묵직한 군화를 신은 장한 넷이 사람들을 발로 차며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

선두에 선 사내는 가슴팍에 커다란 흉터가 있고 어깨에 가시 돋친 쇠사슬 몽둥이를 멘 거구였다. 그의 몸 주변에는 짙은 회색의 기운이 아지랑이처럼 일렁이고 있었다.

C급 상위 괴력 각성자, 배태식이었다.

인근 무너진 공장 지대를 근거지로 삼아 약탈과 용병 일을 일삼으며 철혈 요새의 궂은일을 하청받아 처리하던 악명 높은 폭력배였다.

“두목님, 저기 맞습니다. 저 유리문 안에서 커피랑 과일 냄새가 풀풀 풍깁니다.”

뒤따르던 깡마른 부하가 코를 킁킁거리며 마트 입구를 가리켰다. 배태식의 뱀 같은 눈이 번들거렸다.

“진짜로군. 썩은 쥐새끼들만 기어 다니는 동네에서 이런 고급 향기가 난다니.”

배태식은 줄을 서 있던 사람들을 어깨로 툭툭 치며 곧장 마트 정문으로 향했다.

“잠깐, 멈춰!”

정문을 지키고 있던 강두철이 쇠파이프를 비껴들며 앞을 가로막았다.

“어디서 굴러먹던 뼈다귀인지는 몰라도 줄 맨 뒤로 가라. 번호표 받고 무기 집어넣기 전에는 한 발짝도 못 들어간다.”

두철의 목소리에 배태식이 멈춰 섰다. 배태식은 두철의 얼굴과 어깨의 낡은 옷을 훑어보더니 비릿한 비웃음을 흘렸다.

“뭐야, 강두철 아니냐? 남의 구역 털어먹던 쥐새끼 두목 놈이 언제부터 남의 집 문지기 개새끼 노릇을 하고 자빠졌냐?”

“말조심해라, 배태식. 여긴 네놈이 행패 부릴 곳이 아니다.”

두철이 이를 악물며 신체 강화의 마력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배태식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력은 두철보다 한 단계 위였다.

“개새끼가 주인을 닮아서 짖기만 요란하네.”

콰앙!

배태식이 순식간에 발을 뻗었다. 짙은 회색 마력이 실린 묵직한 발차기가 두철의 가슴팍을 정면으로 강타했다.

“크윽!”

두철의 거구가 허공으로 반쯤 떴다가 마트 외벽에 거칠게 부딪히며 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 쇠파이프가 쨍그랑 소리를 내며 보도블록 위를 굴렀다.

“커헉... 쿨럭!”

두철이 가슴을 움켜쥐며 핏물을 뱉어냈다.

“두철 씨!”

설희가 경악하며 달려오려 하자 배태식의 부하 둘이 칼을 뽑아 들며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

“계집년은 얌전히 찌그러져 있어라. 대가리에 구멍 뚫리기 싫으면.”

골목에 서 있던 수십 명의 손님들이 사색이 되어 뒷걸음질을 쳤다. 누구도 감히 C급 상위 각성자인 배태식의 앞을 가로막지 못했다.

배태식은 쓰러진 두철을 가소롭다는 듯 내려다보며 침을 퉤 뱉었다.

“수준 맞는 놈끼리 놀고 자빠졌군.”

배태식은 그대로 발을 들어 마트의 자동문 유리를 쾅 걷어찼다.

쿠웅!

문이 거칠게 밀려 열리며 배태식이 매장 안으로 성큼 발을 들여놓았다.

절대 방어와 블랙리스트

매장 안으로 들어선 배태식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원목 매대 위에 수북하게 쌓인 새빨간 사과와 은빛 커피 머신이었다.

달콤하고 그윽한 향기가 코끝을 찔렀다. 배태식의 입가에 탐욕스러운 미소가 번졌다.

“크하하! 진짜잖아? 썩지도 않은 진짜 생과일에 원두커피라니!”

배태식은 성큼성큼 카운터 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품속에서 피와 흙이 엉겨 붙은 묵직한 가죽 주머니를 꺼내 카운터 상판 위에 쾅 내려놓았다.

주머니가 터지며 푸른빛과 초록빛을 내는 마수 코어 십여 개가 와르르 쏟아져 나왔다.

“어이, 사장 꼬맹이.”

배태식이 쇠사슬 몽둥이를 어깨에 얹은 채 턱을 치켜들었다.

“여기 있는 코어 전부 줄 테니까 저기 진열된 사과랑 커피 싹 다 자루에 담아라. 그리고 컵라면이랑 생수도 있는 대로 털어서 뒤에 있는 내 부하들한테 넘겨.”

카운터 뒤에 앉아 있던 도진은 쏟아진 코어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는 천천히 커피잔을 내려놓고 배태식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도진의 목소리는 너무나 건조해서 오히려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첫째, 새치기. 둘째, 정당한 직원 폭행. 셋째, 무단 침입 및 살상 무기 소지 협박.”

“뭐라고?”

“가격표 안 보이나? 사과는 1인당 한 알, 커피는 한 잔이다. 그리고 줄을 서지 않고 들어온 손놈에게는 썩은 흙탕물 한 방울도 팔지 않는다.”

도진의 차가운 대답에 배태식의 얼굴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이 작은 마트 구석에서 배 따뜻하게 장사나 하던 애송이가 감히 자신에게 훈계를 늘어놓고 있었다.

“이 새끼가 곱게 말하니까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왔나.”

배태식의 굵은 팔뚝에 핏줄이 굵게 솟구쳤다. 회색 마력이 쇠사슬 몽둥이를 시커멓게 뒤덮기 시작했다.

“내가 코어를 준다는데도 주둥이를 놀려? 사지 하나 분질러서 기어 다니게 만들어 줘야 정신을 차리겠군!”

쉬아악!

배태식이 전력을 다해 쇠사슬 몽둥이를 내리찍었다. C급 상위의 괴력이 실린 일격이었다. 공기를 찢는 파열음과 함께 몽둥이가 도진의 정수리를 향해 무자비하게 낙하했다.

밖에서 지켜보던 설희가 비명을 질렀고 손님들은 일제히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나 그 순간.

콰아아앙!

귀를 찢는 굉음이 매장 안을 뒤흔들었다.

도진의 머리 위 불과 5센티미터 허공.

푸른빛을 띤 반투명한 육각형 격자 장벽이 번쩍이며 허공에 전개되었다.

그리고 배태식의 묵직한 쇠사슬 몽둥이는 그 장벽에 닿는 순간 마치 거대한 강철 프레스에 눌린 유리조각처럼 산산이 부서져 나갔다.

콰드득, 쨍그랑!

“크아악?!”

박살 난 쇠사슬 조각과 파편들이 거꾸로 튕겨 나가 배태식의 얼굴과 어깨를 난도질했다. 배태식은 피투성이가 된 손을 붙잡고 뒤로 비틀거리며 물러섰다.

도진은 옷자락 하나 흔들리지 않은 채 의자에 등을 기대고 있었다. 그의 손가락이 허공에 떠오른 붉은 시스템 창을 가볍게 터치했다.

[경고: 마트 관리자에 대한 직접적 살상 공격 감지.]

[위반 등급: S급 (강탈, 무단 침입, 치명적 폭행 시도)]

[대상 '배태식'의 시스템 처분을 집행합니다.]

[1. 무단 반입된 공격성 무기 영구 몰수.]

[2. 무한 마트 전 구역 영구 출입 금지(Blacklist) 등록.]

[3. 마트 영역 외곽으로 강제 물리 축출.]

“너, 너 이게 무슨... 대체 무슨 짓을...!”

배태식이 공포에 질려 뒷걸음질을 치려 했다. 그러나 그의 발은 이미 바닥에서 떨어져 있었다.

매장 내부의 공기가 거대한 소용돌이처럼 뒤틀리더니 배태식의 몸을 투명한 압력 덩어리가 옭아맸다.

도진이 얼음장 같은 목소리로 선언했다.

“영업 방해다. 꺼져.”

쾅!

보이지 않는 거대한 대포가 발사되는 듯한 둔탁한 파열음과 함께 배태식의 거구가 허공으로 솟구쳤다.

“끄아아아악!”

배태식은 비명과 함께 마트 정문을 뚫고 대포알처럼 밖으로 사출되었다.

질서의 무게와 옥상의 시선

콰아아앙!

골목 바닥의 진흙탕 위로 묵직한 물체가 처박히며 거센 흙탕물이 사방으로 튀었다.

배태식의 거구는 보도블록을 대여섯 개나 깨부수며 십여 미터를 굴러간 끝에야 멈춰 섰다. 온몸의 뼈가 뒤틀린 듯 축 늘어진 배태식은 허연 거품을 물고 그대로 기절해 있었다.

골목 전체가 얼어붙었다.

문밖에서 칼을 빼들고 위세를 부리던 배태식의 부하들은 넋이 나간 얼굴로 흙탕물에 처박힌 두목을 바라보았다.

“두, 두목님...?”

“괴물이 튀어나온 거야 뭐야...?”

부하들의 손에서 칼과 몽둥이가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때 마트 안에서 맑은 구두 굽 소리가 들려왔다.

도진이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정문 문턱 앞으로 천천히 걸어 나왔다.

그의 등 뒤로는 갓 내린 커피의 고소한 향기와 달콤한 사과 향이 여전히 은은하게 피어오르고 있었다.

도진의 시선이 부하들과 골목에 모인 수십 명의 생존자들을 훑었다.

도진의 눈빛에는 분노도 흥분도 없었다. 오직 철저한 계산과 차가운 규칙만이 담겨 있었다.

“그 쓰레기 치워라.”

도진이 턱짓으로 배태식을 가리켰다.

“앞으로 저놈은 이 마트 반경 백 미터 안으로 발도 들일 수 없다. 발을 들이는 순간 똑같이 날아갈 테니까.”

부하들은 사시나무 떨듯 떨며 허겁지겁 달려가 기절한 배태식의 팔다리를 붙잡았다. 그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골목 밖으로 꽁무니가 빠지게 도망쳤다.

도진은 골목에 길게 늘어선 손님들을 향해 돌아섰다.

피난민들도 무기를 든 각성자 헌터들도 모두 숨을 죽인 채 도진을 우러러보고 있었다.

C급 상위의 능력자를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파리채로 날려버리듯 날려버린 사장. 이곳은 멸망 전의 법도 무법지대의 폭력도 통하지 않는 절대적인 지배자의 영역이었다.

도진이 건조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다시 공지합니다. 이곳은 무한 마트입니다.”

도진의 목소리가 조용한 골목에 또렷하게 울려 퍼졌다.

“물건의 가격은 내가 정하고 수량도 내가 정합니다. 무기를 거두고 줄을 선 자에게는 정당한 대가로 식량과 물을 팔지만 힘을 믿고 규칙을 깨려는 자에게는 썩은 흙탕물 한 방울도 주지 않습니다.”

도진이 말을 마치고 매장 안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대기열 맨 앞에서 멍하니 서 있던 각성자 하나가 황급히 허리를 숙이며 자신의 등 뒤에 차고 있던 단검을 풀어 바닥에 내려놓았다.

“죄, 죄송합니다! 줄 똑바로 서겠습니다!”

그 모습을 신호탄으로 줄을 서 있던 모든 손님들이 일제히 무기를 거두고 번호표를 가슴에 꼭 쥔 채 발을 맞추기 시작했다.

흐트러졌던 대기열이 자로 잰 듯 반듯하게 정렬되었다.

벽을 짚고 일어난 두철이 가슴의 흙을 털어내며 씩 웃었다.

“거 봐라. 내가 사장님 성격 까칠하다고 했지? 자, 다음 번호표 든 사람부터 세 명씩 들어가!”

설희도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번호를 호명했다.

“1번 손님, 입장해 주십시오!”

마트의 자동문이 부드럽게 열리며 다시 정상적인 거래가 시작되었다.

한편.

마트에서 삼백 미터쯤 떨어진 반파된 7층 빌딩 옥상.

차광 코팅이 된 군용 고배율 망원경을 들고 있던 사내가 천천히 망원경을 내렸다. 철혈 요새 기동 정찰대의 소대장이었다.

사내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흥건하게 배어 있었다.

“...말도 안 돼. 배태식 저 미친놈이 C급 상위 괴력으로 전력 타격을 날렸는데 털끝 하나 못 건드리고 튕겨 나갔다고?”

사내는 떨리는 손으로 군용 암호 무전기의 스위치를 켰다.

치이익-

잡음 섞인 신호음 뒤로 묵직한 통신관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여기는 철혈 요새 통제소. 정찰 3조, 보고하라.]

“정찰 3조장 보고. 목표 지점... 이른바 '무한 마트'의 방어 결계는 일반적인 각성자의 방어막 수준이 아닙니다. 최소 A급 이상의 절대 영역 전개형 결계로 추정됩니다.”

[...A급 결계라고? 확실한가?]

“예. 내부에는 신선 과일과 기호 음료까지 무제한으로 유통되고 있습니다. 단순한 피난민 거점이 아닙니다. 즉각적인 중무장 기동 타격대 편성과 본대 지휘관님의 현장 개입이 필요합니다.”

[확인했다. 정찰 3조는 현 위치를 사수하며 마트 출입 인원을 계속 감시하라. 10분 뒤 정찰 장갑차 두 대와 기동 소대가 현장에 도착한다.]

통신이 끊겼다.

멀리 큰길 너머에서 묵직한 디젤 엔진음과 함께 궤도가 아스팔트를 짓이기며 다가오는 둔탁한 진동이 울리기 시작했다.

폭풍의 서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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