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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의 등선자(登仙者)7화

출근길의 등선자(登仙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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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세 번의 발자국

새벽 안개가 돌뜰 바닥을 얇게 덮고 있었다.

한리는 후보패를 쥔 손을 품 안에 넣었다. 어깨의 상처는 밤새 식은 피로 옷감에 붙어 있었다. 갈비뼈 안쪽도 숨을 깊게 들이쉴 때마다 둔하게 울렸다.

그래도 발은 떨리지 않았다.

영로원 뒤 수로를 따라 내려오는 동안 한리는 세 번만 숨을 골랐다. 왼발 뒤꿈치를 들고 무게를 나눈 뒤 오른발을 끌어오는 동작도 더는 머릿속에서만 하지 않았다.

돌뜰 중앙에는 사람 키만 한 석문 세 개가 나란히 서 있었다. 문과 문 사이는 세 걸음쯤 되는 모래길이었다. 가장 안쪽 석문 앞에는 조 집사가 장부를 들고 서 있었다.

왕력은 이미 와 있었다. 맹수원 일복 대신 낡은 훈련복을 입은 그는 한리가 다가오자 어깨부터 훑어봤다.

"쓰러지면 내가 옮기진 않는다."

"안 쓰러지겠습니다."

"그 말부터 하는 놈이 제일 먼저 쓰러져."

왕력은 그렇게 말하면서 한리가 설 모래를 발끝으로 한번 고르게 해 주었다. 한리가 고개를 들자 그는 이미 다른 쪽을 보고 있었다.

후보는 셋이었다.

나머지 한 명은 석문 옆 그늘에 기대 서 있었다. 검은 사환복의 소매는 깨끗했고 허리에는 나무패 대신 가는 청동 고리가 매달려 있었다. 나이는 한리와 비슷해 보였지만 눈빛은 훨씬 오래된 사람처럼 가라앉아 있었다.

후보패가 손바닥에서 미세하게 떨렸다.

`예비 시험 참가 반응: 3`

`확인 대상: 왕력`

`미확인 물리 반응: 감지`

`관측 기록 없음`

저 사람이었다.

사환복의 청년이 한리를 보며 웃지도 않은 채 말했다.

"영로원 후보가 정말 올라왔군."

한리는 패를 품 안에 더 깊이 넣었다.

"누구십니까?"

"진무결. 내문 사환이다."

그는 한리의 어깨에 번진 핏자국을 보고 고개를 조금 기울였다.

"마삼 조장은 아직도 장부를 붙들고 있나 보네.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다칠 틈도 없어서 좋겠어."

마삼의 이름이 너무 자연스럽게 나왔다.

한리는 표정을 바꾸지 않았다.

"장부 심문은 조 집사님이 보십니다."

"그렇겠지."

진무결은 더 묻지 않았다. 그러나 한리는 그의 왼손 손가락 끝에 아주 옅은 갈색 가루가 남은 것을 보았다. 흙일 수도 있었다. 물길을 어지럽힌 응혈초 폐재와 같다고 말하기에는 너무 적었다.

조 집사가 장부를 덮었다.

"첫 관문은 석문 셋이다. 각 문 앞에서 막대를 피하고 문 안에 발을 들이면 한 번이다. 세 번 모두 성공하면 다음 관문에 간다."

한리가 석문을 봤다. 문은 좁았다. 막대를 피해도 한 걸음이 길면 문턱을 넘지 못한다.

"막대를 잡아도 됩니까?" 왕력이 물었다.

"안 된다. 밀어도 안 된다. 피하는 법만 본다."

조 집사의 시선이 한리에게 옮겨왔다.

"힘을 겨루려 들면 탈락이다."

진무결이 첫 번째로 섰다.

시험관은 외문 무도당의 회색 옷을 입은 사내였다. 그가 막대를 어깨 높이로 들자 진무결은 벌써 발을 반 보 비켜 두고 있었다.

"시작."

막대가 움직였다.

한리는 본능처럼 푸른 창을 찾았다. 하지만 진무결의 발이 먼저 움직였다. 청년은 막대가 휘둘러지는 쪽과 반대로 물러나지 않았다. 막대 아래로 몸을 낮추며 반 걸음 옆으로 흘렀다.

나무 끝이 그의 등 뒤를 지나갔다.

진무결은 첫 석문 안에 멈추지 않고 발을 굴렸다. 두 번째 막대가 내려오는 순간에는 어깨를 접어 비켜 섰고 세 번째에는 문턱을 밟는 발을 바꿔 석문 안으로 미끄러졌다.

세 번.

호흡 하나가 끝날 때까지 걸린 시간이었다.

`대상 이동 기록: 불충분`

`궤적 예측: 생성 불가`

`사유: 관측 표본 부족`

한리는 이를 악물었다.

왕력의 움직임은 여러 번 맞으며 보았다. 진무결에게는 한 번도 맞아 본 적이 없다. 로그도 모르는 것 앞에서는 조용했다.

진무결이 지나가며 한리 곁에 섰다.

"막대 끝만 보고 있으면 늦어. 영로원에서는 그런 걸 안 가르치나?"

"가르쳐 주는 사람은 있습니다."

"그럼 잘 배워. 다음 관문은 혼자 피한다고 끝나는 게 아니니까."

그가 떠난 자리에서 약재 냄새가 스쳤다. 향낭 냄새 아래에 숨은 쓴 냄새였다. 한리는 그것이 응혈초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왕력은 시험관의 세 공격을 큰 동작 없이 지나갔다. 막대는 그의 소매와 허리를 두 번 스쳤지만 문턱 안에 들어가는 발은 멈추지 않았다.

"통과."

왕력이 한리에게 돌아왔다.

"내가 시험관이면 네 첫 발부터 끊는다."

"알고 있습니다."

"알면 발을 비워 둬."

조 집사가 한리의 후보패를 받아 보더니 마지막 석문 앞에서 멈췄다.

"한리는 상대를 왕력으로 한다."

돌뜰의 시선이 한꺼번에 움직였다. 한리는 조 집사를 봤다.

"시험관이 아니라 왕력입니까?"

"시험관의 막대는 네가 이미 피할 수 있다. 후보끼리의 압박도 견디지 못하면 다음 관문에서 발을 맞출 수 없다. 왕력은 막대 끝으로만 판정한다."

왕력의 눈썹이 움직였다.

"세 번만 친다."

"경합장보다는 느리게입니까?"

왕력의 눈이 가늘어졌다.

"아니다. 네가 서겠다고 했으니 네가 설 수 있는 속도로 친다."

그 말은 봐주겠다는 뜻이 아니었다. 한리가 피하지 못하면 다칠 만큼 빠르게 친다는 뜻이었다.

한리는 마지막 석문을 등지고 섰다. 모래가 발바닥 아래에서 미세하게 밀렸다. 왼발은 반 걸음 뒤에 두고 오른발에는 무게를 남기지 않았다.

`Entity: 왕력`

`물리 출력: 현 측정 범위 초과`

`권장: 정면 충돌 금지`

`목표: 석문 진입`

왕력의 어깨가 낮아졌다.

푸른 글자가 시야 한복판에 떠올랐다.

`공격 궤적: 좌상단 → 우하단`

`회피 권장: 좌측 후방 1.5보`

한리는 마지막 줄을 읽기 전에 왼발을 뺐다.

막대 끝이 어깨 앞을 지나갔다. 바람이 귓가를 때렸다. 그는 첫 석문 쪽으로 한 발 옮기려 했지만 왕력은 막대를 거두지 않았다. 손목이 돌아가며 나무 끝이 낮게 다시 들어왔다.

두 번째 공격이었다.

한리는 오른발을 끌어오지 않았다. 발끝만 모래를 긁어 몸을 옆으로 기울였다. 막대가 정강이 앞을 스쳤고 첫 석문 안으로 발이 들어갔다.

가슴이 빨라지려 했다. 한리는 숨을 아래로 눌렀다.

들이쉰다.

발바닥에 힘을 나눈다.

내쉰다.

오른발의 무게를 비운다.

왕력의 세 번째 공격은 훈련 때보다 짧았다. 막대가 내려오는 대신 왕력의 몸이 앞으로 밀려들었다. 석문 앞의 길을 통째로 덮는 압박이었다.

`공격 궤적: 변동`

`회피 권장: 계산 중`

계산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면 늦는다.

한리는 왕력의 팔을 보지 않았다. 오른발도 보지 않았다. 시선을 낮춰 자기 발과 석문 문턱만 함께 담았다.

왕력이 모래를 누르는 소리가 났다.

사박.

그 소리가 들린 순간 한리는 몸을 뒤로 빼지 않았다. 막대가 비워 낸 안쪽으로 앞으로 틀었다. 왼발이 모래를 밀었고 오른발이 그 자리를 넘었다.

나무 끝이 등 뒤를 스치며 옷자락을 찢었다.

한리는 그대로 두 번째 석문 안에 발을 디뎠다.

왕력은 한 걸음 뒤를 따라붙었다. 마지막 석문은 바로 앞이었다. 하지만 한리의 다리는 이미 뜨거운 모래 위에 서 있는 것처럼 떨렸다.

왕력이 막대를 들어 올렸다.

한리는 이번에는 숨을 끊지 않았다. 짧게 내쉬며 남은 무게를 왼발로 넘겼다. 막대가 내려오는 순간 몸을 반 걸음 돌렸다.

막대 끝이 갈비뼈 옆을 툭 건드렸다.

아픔이 올라왔지만 한리는 멈추지 않았다. 그 반동으로 마지막 문턱을 넘었다.

`회피 성공`

`궤적 관측 데이터: 누적`

`무형검결 기초 조건: 7%`

`공격 발현: 잠김`

무릎이 꺾일 뻔했다. 한리는 석문 기둥에 손을 대지 않았다. 손을 대면 통과한 순간이 아니라 버틴 순간이 될 것 같았다.

"통과."

조 집사의 말이 들렸다.

왕력이 막대를 내렸다.

"세 번째는 잘못하면 막대에 박혔다."

"그래도 문 안으로 갔습니다."

"그건 맞아."

왕력의 입가가 조금 풀렸다. 그는 한리의 팔을 잡아 몸을 세워 주었다.

조 집사는 후보패 세 개를 한 줄로 세웠다. 패 위의 먹선이 희미하게 빛났다.

"첫 관문 통과자는 셋이다. 다음은 폐석로다. 해가 뜨기 전에 세 사람이 함께 들어가 서쪽 출구의 쇠패를 가져와라. 한 명이라도 길을 잃으면 전원 탈락이다."

한리는 진무결을 보았다. 진무결은 한리의 후보패가 아니라 한리의 눈을 보고 있었다.

"재미있네."

"무엇이요?"

"막대가 오기 전에 움직였잖아."

한리의 손가락이 후보패를 쥔 채 굳었다.

진무결은 웃지 않았다.

"영로원 수로도 그렇게 미리 알고 돌을 움직였나?"

조 집사가 고개를 들었다. 왕력의 몸도 조용히 한리 쪽으로 기울었다.

한리는 진무결의 손끝을 봤다. 갈색 가루가 아까보다 더 또렷했다. 푸른 로그가 한 줄 떠올랐다.

`미세 잔류물: 응혈초 계열 가능성`

`확정 불가`

`주의: 관측 대상이 사용자 반응을 탐색 중`

확정할 수 없는 것을 입에 올리면 또 하나의 함정이 된다.

한리는 시선을 들었다.

"물길이 막히면 물이 먼저 알려 줍니다. 저는 그걸 본 것뿐입니다."

진무결의 눈빛이 아주 미세하게 가라앉았다.

"그럼 폐석로에서도 잘 봐. 거긴 물 대신 사람이 길을 막을 테니까."

그가 먼저 서쪽 산길로 걸었다.

한리는 후보패를 품에 넣었다. 세 번째 석문을 넘었다고 해서 길이 열린 것은 아니었다.

이제는 보지 못한 사람과 같은 길을 지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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